정보통신산업의 성장과 함께 체신부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럭키금성 동양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통신사업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등 정보통신산업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우리나라
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이사국재선을 계기로 통신선직국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윤동윤 체신부장관을 만나 ITU 이사국재선 의미와 통신설비제조업체
지분문제등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은 최근 일본 교토에서 열린 ITU전권위원회의에서 이사국에 재선
됐는데, 이사국이 되면 어떤 이익이 있는가.

"이사회는 46개이사국으로 구성되어 ITU의 중요정책을 결정하고 집행
하는 기구이다.

개도국의 전기통신개발 지원사업을 위한 방침과 사업주체의 결정권도
갖고있다.

따라서 이사국재선으로 우리나라는 개도국 통신개발사업의 참여가능성이
높아지게되고 각국의 통신관련 정보를 신속히 입수해 통신산업체의
해외진출및 국제경쟁력제고에 큰 도움을 얻게됐다.

특히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과 관련,각국의 첨예한 이해가 걸린 통신기기
의 국제표준화작업에서 유리한 표준안채택 추진이 가능할것으로 보고있다"

-이사국재선과정에서 어느정도 지지를 얻었는가.

"우리나라는 총 유효표 1백42표중 1백26표를 얻어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2위, 전세계에서는 캐나다 일본 미국에 이어 4위의 득표를 기록했다.

지난89년 처음 이사국에 진출할때 아시아.대양주지역에 배정된 12개이사국
중 10위로 겨우 당선됐던것에 비해 그동안 우리 통신산업이 얼마나 발전
했는지를 실감시켜 줬다"

-우리나라가 압도적인 지지를 얻을수 있었던 배경은.

"지난 8월 서울서 열린 만국우편연합(UPU)총회에서 60여개국 장.차관을
직접 만나고 이들에게 발전된 국내 통신시설과 기기생산현장을 보여주는
등 조직적인 득표활동을 한것이 주효했다"

-ITU이사국재선을 계기로 정보통신관련 국제기구에서의 활동방향도 크게
달라질 것 같은데.

"우리나라가 최근 UPU관리이사회 의장국이 되고 ITU이사국에 재선된 것은
통신외교를 통한 선진국으로의 위치를 확고히 다진 것이라고 할수있다.

따라서 국제감각을 갖춘 전문요원을 양성, 이들을 이사회활동에 적극
참여시켜 우리의 이익을 최대한 대변할 계획이다.

또 선.후진국간의 교량역할을 충실히해 세계적인 정보산업의 선점경쟁
에서 우리의 국제적 입지를 더욱 강화해나가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체신부의 최대현안은 통신사업구조개편과 관련한 통신설비제조
업체의 지분문제라고 할수있다.

이문제는 이해당사자인 재계는 물론 정부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체신부의 구조개편안은 경제력집중을 억제한다는 정부의 공기업민영화
방침에 따라 대주주 지분한도를 전화사업은 10%, 기타 3분의1까지로
제한했다.

설비제조업체의 지분한도는 통신서비스와 설비제조업체의 수직적
결합에 따른 폐해를 감안, 전화사업 3%, 기타 10%로 제한하고 있다"

-유무선통합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국제추세에 따라 그같은
지분차등제한이 폐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현재 일부 업계나 국회쪽에서 통신사업의 책임경영체제확립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분제한철폐나 완화를 주장하는 여론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그러나 지분제한고수와 폐지 양쪽다 장단점이 있는만큼 결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설비제조업체의 지분문제는 언제 어떻게 결론이 날 예정인가.

"정기국회에 제출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해서 지난주까지 결론을 낼
방침이었다.

그러나 개각으로 경제기획원장관등이 바뀌는 바람에 일정이 다소
늦어졌다.

재계나 국회에서 관심이 큰 만큼 국익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분문제를 해결할 생각이다.

금주부터 관련부처와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해 내주말까지는 합리적인
선에서 정부의 최종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전등 자가통신설비보유자의통신사업참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한전등에 기간통신사업자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정부투자기관의
설립취지에 어긋나고 통신사업에 민간의 창의와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경쟁도입취지에도 위배된다고 본다.

한전등 자가통신설비보유자에는 잉여통신설비를 CATV프로그램분배망사업
등 제한된 범위내에서 서비스제공을 허용한 바 있다"

-이동전화 삐삐(무선호출)등 이동통신서비스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여론이 많다. 요금조정문제는 어떻게 되고있나.

"지난해 10월부터 경쟁을 시작한 삐삐쪽은 이미 경쟁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경쟁개시 1주년이 되는 내달부터 약 10%정도 요금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동전화의 경우는 제2사업자가 96년부터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에
내년중 설비비등을 대폭 인하하는 내용의 전면적인 조정방침을 확정해
96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 김형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