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고발.감시.청원등의 "감시자적 역할"을
주로 해온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소속 회원 60여명이 지난달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기오염방지대책 캠페인 도중 이순신장군 동상에
올라가 검정색 모조방독면을 씌우고 숨막혀 못살겠다는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이색시위를 벌여 경찰에 연행되는 해프닝을 벌였다고 한다.

이들의 이러한 상식없는 행동은 역사적 위인들에 대한 모독이며
공공용물에 대한 훼손행위라 아니할수 없다.

물론 서울대기오염도가 환경기준의 3.2배에 달하고 있으며 1년에 3회이상
초과할수 없는 환경기준을 한달간 16회나 초과하는등 오염문제가 매우
심각한데도 정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는등 요즘의 심각한 환경오염실태를
생각해 볼때 수긍이 가는 면도 없지않으나 선동적 전시구호적 행태는
건전한 민간환경운동의 활성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밖에 볼수 없다.

이들은 특히 얼마전 활동기금마련을 위해 자기들의 감시대상인
재벌기업의 협찬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정부로부터 3차례의 해외연수
소요경비를 지원받아 다녀온 것을 생각해보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분노와 비애감마저 느끼게 한다.

반면 정부도 이들의 환경오염에 대한 경고성 행동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 그들의 취지를 깊이 새겨 들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환경운동도 구호뿐인 외침보다는 등.하교길에 쓰레기를
줍는 고사리손들의 작은 실천이나 지역사회 일선현장에서 자기실천을 통해
묵묵히 땀흘리는 숨은 일꾼들의 폐품수집운동및 자원재활용운동 하천오염
정화운동등과 같은,행동과 실천이 앞서는 환경운동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환경오염을 감시하는 환경단체도 이제는 감시.고발.청원등의 "감시자적
역할"도 중요하지만 자기실천을 통한 봉사활동등의 "실천자적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설득력있고 국민정서에 맞는 환경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국민속에
뿌리 내릴수 있는 순수민간환경운동단체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오정환 < 인천직할시 남동구 구월동 24번지 주공 APT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