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발표 #######

>>>> 산업구조 전환과 고도화전략 <<<<

**** 안충영 <중앙대 교수> ****

쿠즈네츠는 "근대경제성장"의 핵심을 경제성장과 구조전환( structural
transformation )의 특속에서 저소득 농업주도의 농촌경제에서 고소득
공업주도의 도시형 경제로 변화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나라 산업구조변화의 특성을 요약하면 60년대에는
루이스형의 "무한노동공급"을 바탕으로 노동집약 경공업 산업구조가 형성
되었으며, 70년대엔 중화학공업화 선언과 함께 국내의 인적자원과 해외의
자본.기술을 결합하는 에너지 집약형.중화학공업의 구조개편이 일어났다.

80년대엔 중화학의 생산우회도가 심화되는 한편 소득증대에 따른 경제의
서비스화 현상이 부분적으로 나타났다.

90년대엔 가공협 조립중공업이 정보화의 물결속에 첨단산업의 초기형태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를 불변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부존자원도가 비슷한
일본의 선진산업구조와 비교정학의 관점에서 대비하여 보면 몇가지 특성과
함께 고도화 전략의 기본방향을 암시받을 수 있다.

총체적 구조면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교하여 노동집약 소비재산업인
식료품 섬유등 생활관련산업과 에너지 다소비형 철강 석유화학 비철금속등
기초소재산업이 크게 부각되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는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높은 전자.전기 기계등 가공조립산업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지난 85년 우리나라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가공조립산업의 비중은
20.6%로 75년 일본의 25.2%에도 크게 뒤지고 있다.

한편 제조업 생산활동에 의한 서비스 투입유발계수가 우리나라는 85년
0.1 6에 불과하나 일본은 82년 현재 0.6 0을 기록하여 우리나라보다
3.8배나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정보처리 통신 연구개발등 지식집약형 서비스 업종들이
제조업과 깊은 연관효과를 맺으면서 경제의 서비스화가 제조업의 발전을
상호보완적으로 촉진시켜 왔으나 우리나라는 소비형 서비스산업이 상대적
으로 더욱 크게 진흥되어 왔다.

무역구조와 관련하여 일본은 제조업 전체에 투입되는 중간재의 수입
의존도가 85년 7.2%에 불과하나 우리나라는 21.7%를 기록하여 상대적으로
수입유발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자 기계 자동차의 신장에서 보듯 가공조립산업의 비중
이 확대되고 있으나 부품산업으로서 중소기업은 크게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

인구 1천명당 중소제조업체수가 일본은 2.1개에 이르고 있으나 우리나라
는 1.6개에 불과하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모기업과 수급기업사이의 거래구조가 일본은
공생형으로 전개되었으나 우리나라는 대기업에 의한 독점력행사등
기회주의적 행동이 빈번한 비협력적 갈등관계를 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업체들의 R&D활동은 거의 전무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한국의 산업구조전환의 도식은 체러리와 쉬리킨의 "대외지향대국"의
범주에서 2001년의 1인당소득 1만1천달러와 4천7백만대의 인구, 대외
지향의 무역정책등을 상정하고 일본형으로 변모된 과거추세를 고려
하면서 전망될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6년후 국제경제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본격적 출범으로
지난 4반세기 동안의 대외환경과는 판이하게 다른 여건속에서 산업구조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직면할 대외환경의 특징으로 정치적 국경의 의미가 탈색된 경제의
지구촌화 현상으로 생산과 서비스의 세계적 네트워크가 결성되고 경쟁의
심화속에서도 세계적 기업들이 특정분야에서 "경쟁협력(Competiration)"을
해가는 산업발전패러다임이 본격화되는 것을 지적할수 있다.

보조금지급형의 산업정책은 전면적 규제를 받고 산업정책은 앞으로
국제적 공인체제의 투명성과 객관화를 갖추어야 한다.

한편 기술의 융합화와 가속성 때문에 전통적 산업분류에 따른 경쟁력
평가는 크게 변질되어 제품의 정보및 지식집약도가 경쟁력을 결정짓고,
톱 다운 경영구조및 관료체계를 붕괴시키고 다품종소량방식의 참여적인
팀워크체제를 확산시키게 될것이다.

우리경제의 총수요구조도 그동안 수출견인성장체제에서 내수견인으로
전환시켜 성장지향의 획일적 사회적 효용함수에서 청정환경 주택 교통등
삶의 질을 중심으로 하는 수요자시장형 사회적효용이 크게 부각될 것이다.

대내외환경변화와 과거에 일어난 구조전환,일본등 선진산업구조의 변화
를 감안할때 대외지향대국으로서 우리나라의 산업은 농림수산업은 91년의
8.9%에서 2001년에는 4.7%정도로 줄어들고 같은기간 광공업은 29.1%에서
32%내외로 증가하고 사회간접자본(SOC)및 기타 서비스는 62%대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자체에서는 90년대를 통하여 연평균 10%이상 성장이 기대되는
전자 기계 자동차 항공기등이 고성장산업군으로 발돋움하며 조선 섬유
철강 화학등은 10%이하의 중성장산업군으로,신발산업은 마이너스성장
산업으로 예상된다.

WTO체제의 출범으로 인한 세계경제의 글로벌화 현상과 함께 과도적으로
배타적이기도 한 세계경제의 블록화현상속에서 산업구조의 고도화 전략은
무엇인가.

첫째,우리의 산업정책은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이라는 분리개념을 과감히
탈색한 동시성의 개념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신규산업에 대한 진입과 퇴출도 내수시장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벗어나 지구촌 공간속에서 자유롭게 보장돼야 한다.

국내 시장규모의 한계에 근거한 진입규제나 국내시장보호를 명분으로
한 인위적 퇴출구조는 지양될 필요가 있다.

대기업 전문화도 인위적 규제보다는 경쟁촉진을 통한 적자생존의
시장원리에 맡겨야 할 것이다.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문제는 소유구조의 집중과는 분리해서
다뤄져야 한다.

대기업집단의 소유집중에 대한 대응책은 <>철저한 기업공개 <>상속
세제의 강화및 엄정집행 <>기업간 내부자거래의 불공정성 제거등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둘째, WTO체제아래에서는 특정산업에 대한 보조정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산업정책은 기능적 차원으로 전환하여 정보공공재 확충을
위한 인프라,도로및 항만,교육투자,기술혁신 여건조성등 지식및
연구기반조성에 주력해야 한다.

교육투자도 기술혁신과 고기능화를 위한 대표적인 기능별 산업정책
수단이 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일본 산업구조와의 비교에서 지적된 기계산업의 취약성을 보완해야
한다.

기계산업은 공업화의 핵심으로 고급기능인력 소재 설계능력등이 전제
돼야 발전가능하므로 이들분야에 대한 기능별 지원이 필요하다.

넷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이 상호필요와 시장원리에 따라 진행
될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기술집약도가 높은 전용설비를 종소부품업체가 보유하고 이를 바탕
으로 생산현장 중심의 전문적 노하우 축적이 중소기업에서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중소기업 육성과 관련해 <>대기업 사업의 중소기업이양및
기술지도 <>중치적 전문계열화 촉진 <>실효성 있는 금융정책 <>중소기업
협동화 사업촉진 <>중소기업의 협동적 공유기술개발등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끝으로 WTO체제아래 산업정책은 바로 과학기술정책이라고 규정할수
있을만큼 과학기술에 대한 간접적 기능적 지원체제를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

2000년대 우라나라산업을 선도할 환경및 첨단산업의 발전을 위해
산업전반에 파급효과를 가진 메카트로일렉트로닉스(ME) 정보통신
신소재기술등을 중점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예산의 획기적 제고와 민간기업의 자율적 참여가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고 산.학.연 연계체제의 정비와 국제적 기술제휴
등이 일관성있게 추진돼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