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3월 아시아개발은행(ADB)에 가입할 의사를 표명했다.

제34차 국제증권거래소연맹 서울총회 참석을 위해 방한중인 사토 미쯔오
ADB총재는 13일 오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은 지난
3월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ADB 가입의사를 표명해 왔다"고 밝히고 "ADB는
이에 대해새 회원국이 되려면 기존 회원국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 등
신규 가입절차나 조건 등을 설명해 주었다"고 말했다.

사토 총재는 "북한이 ADB 가입을 요청한 것은 ADB로부터 차관을 도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존 회원국들이 북한의 ADB 가입에 반대할 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충분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89년 ADB 수혜국에서 졸업한 한국은 이제 기금출연과
자금공여국으로 ADB에 기여해 주기를 희망한다"면서 "한국 정부와 아시아
개발기금(ADF)조성을 위해 원화채권 발행문제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ADF기금조성을 위한 원화채권은 ADB가 주체가 돼 국내에서 원화로 저리의
장기채권을 발행하고 이 자금으로 역내 후발개도국들의 각종 개발사업을
지원하게 된다.

사토 총재는 "지난 11일 박재윤 재무부장관과 만나 이 문제를 협의했으며
14일에는 ADB와 한국 정부가 실무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원화채권 발행은 내년으로 계획하고 있지만 정확한 발행규모에
대해서는 협상결과를 봐가면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