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국립대 장영철교수 기고 ]]]

싱가포르의 교육제도는 경제성장과 더불어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중 79년과 91년에 나온 교육개혁조치는 싱가포르가 교육의 목표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79년 당시 부총리였던 오작동총리는 교육제도가 다변화와 기술향상
(up-skilling)을 지향하는 경제정책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또 91년에는 오는 2000년대 싱가포르가 추구하는 경제목표인 자본.기술
집약적인 사회 건설에 필요한 인적기반을 형성하는데 교육의 목표를 뒤야
한다고 방향을 수정했다.

싱가포르의 교육은 경제개발 과정에서의 필요성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교육정책 의사결정 기구인 전문.기술 교육심의회(CPTE)의 의장을
상공부장관이 맡고 있다.

이는 교육체계가 상공부의 경제및 인력계획부서에서 산정한 필요인력과
기타 훈련된 인력을 차질없이 공급할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싱가포르의 일반교육및 직업교육은 노동력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는 교육이탈률을 최소화하고 과정분류(streaming)와
국가시험제를 도입하고 있다.

또 광범위한 기능형성체게를 구축하기 위해 일반교육및 직업교육체계외에도
다양한 성인교육 프로그램을 강구, 국가 기능인력의 질을 높이는데 애쓰고
있다.

싱가포르는 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일반교육체계를 의무교육화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학생들이 최소한 10년간(국민학교6년.중학교4년)의
일반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국민학교과정은 강제적인 것은 아니나 1년간의 준비과정을 마친후 취학하게
된다.

두단계로 구분된 이과정은 영어와 수학, 모국어를 습득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모국어교육은 다인종간의 통합을 위한 정책의 일환이며 교육제도 내에서의
진급속도와 과정은 영어실력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국민학교 6학년을 마칠때 쯤이면 학생들은 국민학교 이수시험을 치고
이성적에 따라 중학교과정을 밟게 된다.

영어에 능통한 학생은 고속.특수과정으로 가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정규
과정으로 진학하게 된다.

국민학교와 중학교는 거의 공립 또는 정부 보조금을 받는 학교이고 사립
학교 학생은 전체의 0.1%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학을 마치고 나면 전문대학이나 대학을 선택, 진학할수 있다.

현재 전문대학 이상 대학 재학생들의 비중은 지난 79년 4.1%에서 12.2%까지
늘었다.

이는 싱가포르 정부가 선진 산업사회로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 국민 교육
수준 향상에 애쓴 결과이기는 하나 아직까지는 한국이나 일본, 대만등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때문에 싱가포르 정부는 앞으로 교육시설 확충을 통해 전문대학 이상의
대학 재학생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러한 일반교육과정외에도 경제성장과정에 맞는 직업
교육체게를 발전시켜 왔다.

지난 92년 싱가포르는 직업교육체계를 "신기술 훈련체계"라 명하고 변화를
모색, 전에는 국민학교 이수자에게만 허용하던 직업훈련을 중등교육까지
받은 사람들도 직업훈련학교에 등록할수 있게 했다.

이는 기술변화에 적응력을 갖는 노동력의 배양을 위한 것으로 기술교육
이수자에게는 전문대학이나 대학교육을 받을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직업훈련의 주된 기관은 기술교육학교(ITE)다.

이기관은 풀타임이나 파트타임, 도제실습훈련및 평생교육,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등록학생들은 국가 기능자격획득을 목표로 하는 과정을 밟는데
남여학새들간에는 등록 과정이 상당히 차이난다.

여학생들은 사무실 기술및 영업관련과목을, 남학생들은 기능공과정을 주로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생기능교육훈련 프로그램으로는 학기제 기능훈련(MOST)과 성인노동자들은
위한 훈련(TIME)이 있다.

MOST는 노동자들이 야간, 주말등에 그들의 기능을 향상시킬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TIME은 40세 이상으로 정식 자격이 없는 노동자들의 기능습득이나
기능향상을 위한 것이다.

이밖에 싱가포르 정부는 국립생산성본부(NBP)를 통해 성인노동자의 기능
향상, 현장실습교육(OJT), 기능향상프로그램등을 통해 기업 훈련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싱가포르 교육 가운데 특이할만한 것은 계량적인 측면의 교육이 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교과내용도 점차 창의성이나 혁신등 질적인 면에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싱가포르의 직업훈련은 독일이나 스위스의 방식을 원용했다.

특히 도제실습제도는 그대로 본따다시피 한 것으로 이들 나라의 교육방식이
갖는 신축성, 전치가능성(transferability), 훈련침투성(permeability)등이
싱가포르 직업교육훈련 담당자들의 성향과도 들어맞는 때문인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

정부주도의 일반교육과 직업교육의 양분화는 현재까지는 그런대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이는 인위적인 면이 많아 지식산업사회에서 필요한 양질의 노동력을
양성하는데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으며 개선여지가 남아있다.

이것이 싱가포르 정부의 실용주의적 교육.훈련정책이 갖는 딜레마일수도
있으며 어떻게 이를 극복하느냐가 미래에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변수가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