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이 절반씩 지분을 갖고 있는 제일씨티리스가
삐걱거리고 있다.

단독으로는 경영권을 행사할수 없는 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이 경영전략과
노사분규등 주요사안마다 의견이 대립, 공동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제일은행측은 지난2~3년간 리스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률이
낮아지자 마진률을 낮춰서라도 판매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씨티은행측은 자산수익률(ROA)를 강조, 일정수준이상의 마진확보를
내세워왔다.

제일측은 또 지난11일부터 시작된 부분파업 해결을 위해 선발리스사
수준으로 임금과 복지수준을 높이라는 노조측주장을 받아들일 방침이나
씨티측의 반대로 노사협상타결이 아직까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외법인설립과 사옥구입등에서도 양측의 대립은 심각하다.

제일측은 중국과 베트남진출을 오래전부터 추진해 왔으나 해외망을 이미
갖고 있는 씨티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제일은 또 돈이 많이 들더라도 위치가 좋은 건물을 구입, 사옥으로 쓰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씨티측은 땅값이 상대적으로 싼 곳 또는 이면도로의 건물매입을
바라고 있다.

제일과 씨티의 의견대립은 직원들의 근무시간까지 갈라놓고 있다.

제일측 홍천기영업담당부사장이 관할하는 영업부서는 조기출퇴근(오전8시
30분~오후5시)을 실시하고 있으나 씨티측 오용국업무담당부사장이 맡고 있는
자금 업무 인사부서는 종전시간(오전9시30분~오후6시)대로 근무하고 있다.

올해초 강병열사장이 오전활동시간을 늘리기 위해 조기출퇴근을 선언했으나
시간외수당 지출을 우려한 씨티측에서 제동을 걸고 나선 때문이다.

제일씨티리스 관계자는 "기업문화가 서로 다른 제일과 씨티은행이 통일된
의견을 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며 "공동대표체제인 현행 경영체제가
바뀌지 않는한 업계순위는 계속 뒤로 처질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씨티은행은 제일씨티리스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요구가격
(7백억~8백억원)이 실제가격(한국회계기준 3백20억원)보다 훨씬 높은데다
리스영업환경마저 악화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