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집을 살때 매입대금의 10~20% 정도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은행에서
장기로 빌려 충당하는게 일반적이다.

은행은 여기서 생긴 장기대출채권을 모아 하나의 풀(POOL)을 만들어 이를
토대로 또다른 채권을 발행, 자금을 조달할수 있다.

이를 부동산담보부채권(Mortgage Backed Securities)이라 한다.

장기대출에서 가지를 쳤다는 점에서 파생금융상품이라고 할수있다.

한국에선 낯설지만 장기주택대출이 일반화돼 있는 미국에선 이미 보편화돼
있는 상품이다.

은행은 이 상품을 취급함으로써 재원조달수단이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고
일반인들은 투자대상이 추가된다고 할수있다.

부동산담보부채권은 두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주택대출이 새로운 채권을 파생시켰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금융의 증권화현상을 가속시킨다는 것.

증권을 매개로 한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는 사례의 하나라는 얘기다.

또다른 의미는 기업이 이 원리를 활용, 보유부동산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수도 있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부동산이 금융기관담보로 들어가 있는
한국적 상황에선 쉽지않은 일이지만 이론적으론 자금을 조달할수 있는
수단이 하나 더 생기게 된다.

부동산담보부채권은 이로운 점이 많지만 그 채권을 발행하고 관리할수
있는 전산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이때문에 세계유수은행과 증권사들이 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한국도 "주택저당채권유동화제도"라는 이름으로 부동산담보부채권발행을
허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 고광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