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지난6월 인사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급변하는 21세기의 기업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획일적이고 효율만을
강조하는 인사체제로는 더이상 기업경영이 어려운만큼 신경영체제에 걸맞은
새로운 인사체제의 정립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이다.

개편은 역시 신입사원 채용에서부터 능력과 자율 중심의 인사를
펴나가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이번 신인사제도의 도입에 따른 입사제도의 최대변화는 <>성적 학위증명서
등 각종 서류를 첨부할 필요 없이 지원서류 1장으로 대체하고 <>수험표에
사진부착을 폐지하며 <>면접대장에 출신학교란을 삭제한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면접위원등에게 제공되어온 면접대장에 출신
학교및 학점 기재란을 없앴다는 것이다.

학벌위주에서 능력위주로 채용의 착안사항을 적용하겠다는 의지이다.

면접위원들이 아무리 능력을 중시한다해도 면접대장에 기재된 출신학교가
판단을 흐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그대신 사회봉사활동및 특별과외활동등을 입사지원서에 기재
토록 했다.

신경영이 강조하는 인간미 도덕성을 바탕으로한 지원자의 희생정신과
봉사정신을 중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헌혈을 비롯 양로원 고아원 탁아소 장애자지원등 불우이웃돕기등의
사회봉사활동 실적은 중점평가항목이다.

입사지원서 1장으로 모든 증빙서류를 대체하겠다는 것은 서류준비에
소모되던 지원자의 시간낭비와 경비지출을 줄여주겠다는 뜻도 있지만
지원자를 신뢰하겠다는 보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국제화에 대비한 채용방식의 변화도 있다.

제2외국어 선택제가 운용된다.

제2외국어를 선택할 경우 30점까지 가점이 가능하다.

영어 TOEIC 우수자를 우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필기시험때 영어
듣기 평가를 실시한다.

이같은 방침은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국제경쟁시대에 능동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보다 국제화마인드를 갖춘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것이라고 그룹측은
설명하고 있다.

필기시험에는 한자와 기술상식 과목이 새롭게 신설됐다.

모든 시험의 70%이상이 주관식이라는 것도 예년과 다른 점이다.

면접은 개별면접(인성평가)과 집단토론(전문지식 창의성 논리성 표현력
평가)의 2단계로 구성돼 있다.

여대생의 경우 93년에는 2백명을 일반채용으로, 5백명을 전문직으로 선발
했으나 올해는 전문직으로는 별도로 뽑지 않고 일반채용으로 4백~5백명을
뽑을 계획이다.

해외 석.박사출신의 전문기술 인력도 올해 3백~4백명 채용할 예정이다.

선발된 신입사원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입사 2년차까지 고과를 실시하지
않고 인간성 도덕성 적성등의 품성발견과 어학 컴퓨터 업무지식등 능력개발
을 중심으로 기본기를 익히고 실무에 임하게 된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