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덕국무총리가 21일오후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관련,김영삼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김대통령은 이총리로부터 사표를 제출받았으나 수리여부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주돈식 청와대대변인이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성수대교 붕괴사고의 책임을 물어 이원종 서울시장을
경질하고 후임에 우명규 경북지사를, 경북지사에는 심우영 총무처차관을
각각 임명했다.

주대변인은 "김대통령이 이총리의 사표를 어떻게 처리할지 알 수 없으며
설사 총리경질이 이루어진다해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해 사고수습이
어느 정도 진척된 뒤 수리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관련,여권의 고위관계자들은 이번 사고의 책임을 묻는 한편 정국
타개와 민심수습의 차원에서도 이총리를 비롯한 관계장관들의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판단,당초 연말께로 점쳐졌던 당정개편이 앞당겨질 것
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주변에서도 김대통령이 여러 차례에 걸쳐 각종 교량의 철저한 안전
점검을 내각에 지시했음에도 불구, 이번 사건이 난 데 대해 엄청난 충격을
받은데다 어차피 내각과 민자당에 대한 개편을 염두에 두었던만큼 조기
당정 개편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조기 당정개편설과 관련,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먼저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사후대책에 만전을 기해 민심을 수습해야할 때"라며
"총리 사표수리여부는 김대통령만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총리는 이날 오후 성수대교 붕괴 사고에 따른 긴급관계장관대책회의를
광화문 종합청사에서 주재한 뒤 청와대를 방문, 사고 수습대책을 보고한데
이어 사표를 제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