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경월의 지방소주시장공략이 하반기들어 강화되면서 지방소주들이
코너에 몰리고 있다.

2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충북의 백학소주나 경북 금복주의 경우 지난9월
진로나 경월에 작년전체시장점유율대비 17~18%포인트를 빼앗겼다.

또 충남의 선양은 14%포인트를,경남의 무학소주는 10%포인트를 각각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의 대선소주,전북의 보배소주도 진로에 4.8%포인트를 내줬다.

지방소주시장에 대한 공략은 진로가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데 충북
충남지역에서는 이미 셰어의 30%를 넘겼고 지난해 20%미만이었던
경남.북시장에서도 이제는 30%안팎에 달하고 있다.

부산지역의 경우 진로의 점유율이 37.8%나 되고 있다.

경월도 지난7월에는 경북 충남지역에만 2~3%정도를 냈으나 8월부터는
충북 경남지역에도 진출하고 있다. 충남지역의 경우 이제는 7.6%에
달하고 있다.

지방소주중 자도시장을 지켜내고 있는 곳은 전남의 보해와 지리적으로
먼 제주도의 한일소주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9월 지방소주들의 판매량을 보면 보해는 작년9월보다 17.4%가
줄어들었고 금복주는 35.3%,무학은 31.2%,대선은 21.7%,보배는 11.2%,
선양은 25.9%,충북소주는 41.6%가 각각 감소했다.

한편 수도권에서는 지난해 셰어가 3~4%밖에 되지않던 경월이 진로와의
싸움에서 전과를 올리고 있어 지난9월에는 서울에서만 드디어 10%선을
넘어섰다. 경기지역에서는 17.2%에 달했다.

진로는 수도권시장에서 경월에 시장을 내주는 만큼 지방시장공략을
강화하고있으며 경월은 또 이를 쫓아 지방시장에까지 내려가고 있는
양상이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인 지방소주사들은 위기감을 반영,지난13일
"주류재벌은 무법적인 과당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대중주인 소주의 독과점
은 전국민에 대한 배신이다"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세청이나
국회 등 요로에 진정하면서 중소기업인 지방소주들의 살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지방소주들은 주류,특히 고도주인 소주의 경우 완전경쟁이 국민보건을
저해하고 지방중소기업인 이들을 말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독과점을 원천봉쇄하거나 종전의 주정배정제로 환원하여야 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