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에서는 일선 매장의 담당자가 최고경영인
까지 올라간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30년이 넘는 영업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이해하기 쉬운 유통안내서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유통업계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중 한명인 하태봉LG유통사장(62)이 최근
유통전문도서를 출간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하사장은 럭키 금성사등을 거쳐 현재의 LG유통까지 주로 판매관련부서에서
뛰어온 대표적영업통이다.

현재 한국편의점협회의 회장직도 맡고 있다.

그가 펴낸 책은 "상업매니지먼트".일본의 마켓팅전문가인 미야 에이지
교수(교토대)의 "상업이란 무엇인가"와 "도설 소매매니지먼트"등 두권의
책을 번역,우리 실정에 맞도록 재구성했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알고 그것을 충족시켜 주는게 유통업
입니다. 고객만족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하는게 앞서가는 유통업체가
담당해야할 역할이지요"

"유통업의 경영혁신"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책을 펴내며 하사장은
고객만족경영의 필요성을 다시 절감했다고 말한다.

국내 유통업이 중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는데도 이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있는게 그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점이다.

"최근 할인점이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만 과연 고객만족경영이란
측면과 일치하는지 검토해봐야 합니다. 고객은 가격할인외에 좋은 서비스
와 다양한 상품구색을 원합니다. 여기서 수퍼나 편의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수 있지요"

국내 유통업계가 매장개발보다는 상품개발에 힘써야 경쟁력을 기를수
있다고 강조하는 하사장은 영업현장에서 겪었던 체험들을 모아 조만간
회고록도 출간할 예정이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