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금융시장 개방확대와 대책 ]]]

최장봉 <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금융개방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현상은 자본의
유입이다.

남미국가 아시아국가등 금융개방을 추진해온 모든 국가가 해외자본의
유입을 경험한바 있다.

더욱이 한국과 같이 국내금리가 국제금리보다 높고 성장잠재력이 높으며
현재의 주식가치가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경우에는 대규모의
자본유입은 피할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유입의 영향을 엄밀히 분석하고 이에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자본유입의 영향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으로 나누어 볼수 있다.

유입된 자본이 제조업에 대한 투자 기술개발등 잠재성장력을 높이는
부문에 사용되면 장기적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유입된 자본이 소비증대를 초래하고 통화증발로 인한 물가상승,
원화수요증대로 인한 원화가치상승에 그친다면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초래될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자본이 부족하여 해외자본이 필요한 경우에는 비교적
용이하게 자본유입의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예컨대 지난6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초기 경제개발과정에서 해외자본이
성장의 중추 역할을 한바 있다.

그러나 금융개방의 과정에서 유입되는 원하지 않는 해외자본은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즉 원하지 않는 자본유입은 원화가치의 상승,통화의 증발등으로 인한
수출경쟁력의 악화,인플레이션등의 원인이 될수 있다.

원하지 않는 자본유입이 발생한 경우에는 자본의 유입이 불안정하여
갑자기 자본의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자본의 유입도 문제이지만 급격한 자본이동도 부작용이 크다.

급격한 자본유출입은 금융시장을 교란시켜 경제의 파탄을 초래할수 있는
것이다.

자본유입에 대한 대책은 자본유입의 부정적인 영향을 극소화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라고 할수 있다.

즉 유입된 해외자본이 원화가치 상승이나 물가상승을 초래하기 보다는
투자증대를 초래해 경제성장의 원천이 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통화정책수단 환율정책수단 재정정책수단등 각종
정책수단간의 조화로운 결합이 중요하다.

자본유입의 규모가 클 경우 단일정책에 의해서는 큰 부작용이 경제내에
원만히 흡수되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본유입으로 인한 통화증발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 통화채
발행에 의한 중화정책이 사용될수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외국통화를 원화가 아닌 통화채로 바꾸는 것이므로
통화채의 공급이 증대되어 금리의 상승이 초래될수 있다.

금리상승이 초래되는 한 자본유입의 주요인은 해소되지 못하게 되고
중화정책에 대한 상쇄효과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더욱이 통화채 발행을 통해 중화하는데는 차환발행의 부담과 이자의
부담으로 제약이 많은 실정이다.

한편 해외자본유입의 영향을 환율이 모두 흡수하기에도 원화가치 상승
으로 인한 부작용이 너무 클 것이다. 자본유입의 예상규모가 커 원화가치
상승의 압력이 매우 클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상태에서 높은 원화절상은 극심한
경기침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따라 환율의 변동폭을 확대하여 일시에 원화가치상승을 초래하는
등의 정책은 큰 제약을 지니고 있다.

이와같이 단일정책은 자본유입을 원만히 흡수하기 어려우므로 결합정책
(policymix) 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자본유입에 대한 결합정책으로서 자본유입을 재정흑자,민간신용증가
그리고 원화가치상승의 조합으로 흡수하는 방안이 고려될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