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회원국이 있는 APEC에는 크고 작은 경제공동체들이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비롯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호주 뉴질랜드
의 자유무역협정(CER)등이 APEC안에 존재하고 있다.

동아시아국가들만으로 된 동아시아경제협의회(EAEC)를 창설하려는 움직임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역외국을 차별하는 지역경제블록 성격을 띠고 있다.

앞으로 APEC이 명실상부한 경제공동체로 발전하려면 이 소지역주의
단체들간의 관계정립이 필요하다.

이 지역경제블록들은 각각의 목표와 특성이 있어 이들의 상호조화와 협력
없이는 APEC의 협력강화는 달성되기 힘들다.

긍정적인 시각에서 보면 지역블록들은 APEC의 통합.발전에 기여할수도
있고 소지역 경제공동체들간의 협력은 장기적으로 APEC의 무역자유화를
촉진시킬수도 있다.

그러나 APEC내부에 있는 크고 작은 지역경제블록들이 역내국가들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게 되면 APEC의 장래는 어두워질수 밖에 없다.

즉 아세안,NAFTA,CER,EAEC가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성향을 띠게 될 경우
가입국과 비가입국간에 무역차별을 초래, APEC의 무역및 투자, 금융의
자유화를 저해하게 된다.

특히 NAFTA의 신규가입대상국을 중남미로 한정할 경우에는 APEC이 서반구와
동아시아로 분리될 위험이 있다.

이는 또 역내의 다른 소지역경제블록들의 확대경쟁을 유발, 앞으로 APEC의
통합과 발전에 저해요소로 작용할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배제론을 주창하면서 EAEC의 창설을 계획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면 APEC의 분열위험은 높아진다.

따라서 아.태지역의 소지역 경제블록들이 상호 협력과 공동 발전을 향해
나아가도록 블록들간의 긴밀한 대화와 이해노력이 필요하다.

이 지역이 경쟁적인 소지역 경제블록으로 분열되는 것을 방지하고 이
블록들이 세계자유무역체제인 GATT, WTO규범을 준수하도록 하기위해 APEC은
궁극적으로 하나의 경제공동체가 돼야 한다.

아.태지역에 존재하고 있는 지역경제블록들은 이들이 존재하지 않았을때에
비해 APEC통합과 협력을 조장하기보다는 저해할 위험이 더 크다.

이때문에 이들 소지역 경제블록들간의 상호이해와 협력여부는 APEC발전의
관건으로 볼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