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초기에 만난 친구들은 내가 광고회사에 다닌다고 하니까 한결같이
예쁜 모델을 소개 시켜달라고 하면서 무척 부러운 눈치를 보이더라구요.
괜히 어깨가 으쓱해졌지만 당시 나로선 광고모델 구경조차 하지 못한 상황
이어서 여간 당혹스럽지 않았습니다"

제일기획 전략기획실의 이동기부장은 바깥세상에서 보는 광고인의 세계가
마냥 화려하고 활달한 것같지만 실제는 극히 일부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광고인의 세계.

그것은 한마디로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신기루와 같다.

TV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광고인의 멋있는 생활모습에 끌려서 광고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물론 광고회사의 근무분위기는 일반회사와 달리 매우 활기차고 개방적인
것은 사실이다.

제작직의 경우 캐주얼 복장에 마음대로 기른 머리와 콧수염등에 대해서도
크게 탓하지 않는 것이 일부 광고회사의 분위기다.

최근 제일기획 엘지애드 누리기획 등 상당수의 회사들이 참신한 아이디어
발상을 위한 이색 경험을 쌓도록 해외배낭여행을 지원하기도 하고 토요일엔
자기개발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하도록 휴무제를 채택하는 곳이
많다.

그리고 국제화에 대응하는 견문을 넓히기 위해 해외연수나 각종 세미나
전시회 이벤트등에 참여하는 기회를 일반기업보다 더 많이 제공하고 있다.

한편 광고회사에서는 최근 카피라이터 프로듀서등 전문제작직에 있는
사람들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반 관리직과 다른 전문직급제를 도입
하거나 부서명을 개인이름으로 명명해 책임감과 사기를 북돋우는 등 독특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급여는 대부분 초임이 70만원 안팎이고 상여금은 6백~7백%수준이다.

급여방식도 개인별 연봉제를 도입하는등 정형화된 것을 벗어나려는 움직임
을 보이고 있다.

직급체계는 사원-대리-차장-부장-부국장-국장으로 돼있으며 통상 한직급
올라가는데 3~4년이 걸린다.

독창적인 아이디어 그리고 빠른 순발력의 소유자가 광고인으로 입문하면
비록 격무이긴하지만 재미있고 보수도 비교적 좋은 직종이라고 볼수 있다.

< 김대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