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회사들의 올해 신입사원채용기준은 국제화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회사들이 말하는 국제화된 인력이란 단순히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을
말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외국어보다도 국제적 흐름을 따라갈수 있는 자질을
가진 사람들을 원하고 있다.

국내가전회사들이 그동안의 양적 수출증대방식에서 벗어나 세계적
초일류기업을 지향하는 국제화된 경영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가전업체에 취업하려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국제화된 안목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외국어를 잘해야함은 물론이다. 사고방식도 국제적 감각을 갖춘 개방적인
면을 가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전업체들이 너나없이 국제화를 표방하면서 기존 종업원들을
해외에 연수보내는등 국제마인드심기에 여념이 없는 마당에 신입사원들
에게 이같은 안목을 요구하지 않을리 없다.

기획이나 마케팅에서의 국제적 감각은 필수적이다.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 오퍼상에게 넘기는 방식의 기업운영은 가전회사
에서는 찾아볼 수없다.

해외생산기지에서 만들어진 물건을 현지 판매법인을 통해 파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아예 복합전자단지를 만들고 기획 생산 판매를 수직계열화하고 있다.

현지인의 정서에 맞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판매시장내에서 직접 디자인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환경속에서 국제적 마인드가 없는 사람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생산관리나 연구개발에 종사하게될 공대 또는 이과대출신도 이같은
국제화된 인력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해외업체와 특정기술에 대한 협력개발프로젝트가 많고 눈부시게 빠른
기술발전속도를 쫓아가기 위해서는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사고가 필요
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국내업체의 기술수준이 높아지면서 외국선진기업과 해외시장을
놓고 경쟁을 하는 사례가 많아져 국제적 감각은 필수적인 자질로
꼽힌다.

올해 연구개발직 채용의 다른 특징은 특정학과가 아닌 이공계전반에서
신규사원이 채용된다는 점이다.

가전제품이 첨단 복합화되면서 전자전공자뿐아니라 물리 지구과학 전산
화학등 다양한 분야의 인원이 연구개발에 투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따라 특정학과에 치우쳤던 그동안의 채용방식이 전공별로 골고루
뽑는 방향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또 가전제품이 멀티미디어화되고 HD(고화질)TV등 첨단제품에 대한
개발경쟁이 일면서 전문지식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취업희망자들의
전공에 대한 지식도 중요한 채용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 뽑을 신입사원 9백명중(3백명은 상반기에
채용했음)3백~4백명가량을 가전부문에 배치할 계획이다.

가전과 반도체 정보통신을 주요업종으로 하고 있는 이회사는 각부문이
연관성이 많고 통합되는 추세에 따라 가전부문의 인원을 따로 선발
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디자인이나 소프트웨어계통은 전문성을 고려,관련학과학생들을 뽑되
나머지 직종은 수습기간중에 나타난 적성이나 개인의 희망을 고려해
배치키로 했다.

이공계와 문과계의 채용비율은 72대 28이다.

기술개발을 위해 이공계가 필요한 이유도 있지만 일반 관리직에서도
기술적 흐름을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공계열의 채용비율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총선발인원중 연구개발직에 45%,엔지니어링과 국내외영업
에 각각 20%,경영관리직에 15%정도를 배치할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국제화에 맞는 유연한 사고를 갖고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적응할수 있는 소신과 돌파력이 있는 자질을 가진 사람을 채용한다는
선발기준을 갖고있다.

금성사는 올하반기에 6백명을 뽑는다.

상반기에 채용한 4백50명을 합하면 지난해 8백80명보다 19.3% 늘어난
숫자다.

이회사가 선발할 직종은 연구개발직 관리사무직 생산기술직 국내외
영업직이다.

전형방법은 서류전형 토익 면접의 순서로 진행된다. 면접은 인성면접과
집단토의로 나누어 진행한다.

인성면접은 4인1조로 구성된 면접팀을 5명의 면접관이 개별적으로
실시한다.

인성면접에서는 외국어등 국제화감각과 기본소양이 중요 점검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토의에서는 한가지 주제에 대한 집단적 토론을 통해 조직생활능력
과 창의력 행동지향적인 사고능력을 검증하게 된다.

금성사 역시 이공계대 문과의 채용비율을 70대 30으로 책정,이공계를
많이 뽑을 예정이다.

회사관계자는 회사주력사업이 가전에서 국제화된 멀티미디어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어 국제적감각을 갖춘 인물을 우선적으로 뽑을 방침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가전 통신 컴퓨터가 통합되는 멀티미디어시대에 대비,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의 소유자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전자는 올상반기에 인턴사원중 5백명을 선발,하반기에는 채용계획이
없다.

이회사는 몇년전부터 실시한 인턴사원제도가 우수사원선발에 기여하고
있다고보고 앞으로 인턴제를 통해서만 신규인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최근 세탁기공장을 세계 11개국에 건설키로 하는등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어서 국제마인드를 가진 신규인력을 중심으로
선발했다.

대우전자는 또 올해초 차세대제품개발연구소를 설립,연구개발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어 이분야의 신규인력도 보강했다.

경력사원과 대학원졸업생을 대상으로 인턴사원과는 별도로 전문개발인력
을 지난 9월 공채했으며 앞으로도 고급인력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가전업체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가전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채용인원을 많이 늘렸다.

삼성전자는 가전부문을 따로 뽑지는 않지만 다른 반도체나 정보통신부문
보다는 많은 인원을 배정받을 전망이다.

금성사의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19.3% 증가했으며 대우전자는 78.6%가
많아졌다.

그러나 전자산업전체로는 지난해보다 3%줄어든 13만3천여명이 고용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공업진흥회가 국내전자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연구
개발직이 지난해보다 5.3% 늘어난 2만명정도가 새로 채용되는 반면
일반관리직은 12.5% 감소된 3만5천명이 신규인력으로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및 생산관리직은 사무자동화와 생산자동화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감소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국내업체들은 고급인력의 공급부족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업체중 기술인력의 양적인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12%인 반면
무려 59%의 업체들이 양보다는 인력의 질적수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가전업체들이 기술개발인력을 경력사원중심으로 선발,이공계
대졸자들이 전자업계의 넓은 취업문에서 연구계통에 취직하기 어려운
이상구조를 낳고있는 상황이다.

업계관계자는 고급인력공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의 질을
높여야한다고 전제,전자산업은 기술경쟁으로 성패가 좌우되는 만큼
첨단기술개발의 자질을 갖춘 신규인력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