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매스컴 용어중에서 "세계화"(Globalization)란 말만큼 자주
쓰이는 말도 흔치 않은것 같다.

탈이념하의 국가장벽이 허물어지면서 무한겅쟁시대를 맞고있는 세계경제의
급변을 반영한 것이다.

이와함께 탈중앙집권통제 탈권위주의 바람을 타고 각국의 지방분권적
시스템이 강조되면서 "지방화"(Localization)란 말도 꽤나 유행되고 있다.

최근엔 이들 두단어를 합성해 만든 "글로컬"(Glocal)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들 낱말이 다같이 함축하고 있는 핵심적 의미는 다름아닌 경쟁의
메카니즘이다.

자본주의 경제는 자유경쟁을 원리로 한 시장경제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구나 경쟁을 해야 하며 경쟁에 이겨야 한다.

공산주의가 망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경쟁과 인센티브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글로컬시대에는 경쟁과 자율을 바탕으로 한 국가경쟁력
강화가 최대의 과제가 된다.

그러나 경쟁의 촉진이 경쟁력을 강화시켜 주는 것은 사실이나 모든 경쟁이
언제나 유효한 것은 아니다.

최근의 중소기업정책의 경우를 보자.

종래의 보호개념에서 경쟁개념으로 가는것 까지는 좋으나 경쟁의 속도와
폭이 너무 빠르고 커 중소기업인들이 경쟁은 커녕 사업의욕마저 상실케
된다면 효율보다 피해가 크다 할 것이다.

실제로 중소기업고유업종을 축소폐지한다고 하니 중소기업간의 경쟁은
뒷전이다.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김치공장이며 급식 조리대 교복 전등기기 휴게소사업
까지 하겠다며 먼저 나서고 있다.

경쟁에는 항상 어느 일방의 승패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너무 강조될때 피도 눈물도 없는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게
된다.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시장경제는 경쟁만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협동도 있어야 한다.

정부와 우리 기업인들은 하루빨리 협동이 통하는 공정하고도 적정한
졍쟁원리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