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경제사절단이 지난달 하순 북한을 방문, 투자환경을 조사하고 돌아온데
이어 주한유럽상공회의소가 이달말 북한에 투자조사단을 파견하는등 유럽
기업들의 대북한진출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동아시아협회(OAV)의 퍼네흐소장은 8일 본사와의
전화통화에서 7개기업대표 10명으로 구성된 독일경제사절단이 북한 대외
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 김정우)의 초청으로 지난달 17일부터 25일까지 북한
을 방문, 나진.선봉자유무역지대와 평양근교의 컴퓨터, TV, 의류, 정유공장
등을 시찰했다고 밝히고 홍성남부총리를 비롯한 고위정부관리와 북한기업
관계자들도 만났다고 말했다.

퍼네흐소장은 특히 이번 방문기간중 내년 1월 독일 뒤셀도르프에 북한과
합작으로 무역회사를 설립키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북한의 무역대표부를
내년 상반기중 뒤셀도르프에 설치하는 문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을 함께 방문한 시멘트업체 KHD의 관계자는 북한과 시멘트합작공장
건설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밝혔으며 화학업체인 헬름관계자는 "일부기업은
합작및 투자게약을 체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 북한방문자들은 북한당국이 이번 방문기간중 안내원이나 감시원없이
자유롭게 산업현장과 거리를 시찰할수 있도록 허용하고 비디오촬영도 전혀
제재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한EU(유럽연합)상공회의소관계자는 회원 1백20명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94명이 북한투자조사단에 참가하길 희망했다고 밝히고
이달말경 투자조사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뉴욕타임스지는 8일 한국정부의 대북 경협활성화방침과 관련,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한국기업들이지만 미국과 유럽, 여타 아시아국가기업들도
북한진출 기회를 은밀히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기업의 경우 북한과의 교역금지조치를 정부가 해제하지
않고 있어 전반적으로 조용한 편이나 전신전화회사인 AT&T를 비롯해
코카콜라, 벡텔, 휴렛 페커드사등이 북한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AT&T의 경우 북한에 전화설비와 통신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와 접촉하고 있다고 타임스지는 전했다.

주한 미상공회의소는 정보수집을 위한 북한방문을 주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일부 간부들은 미정부가 조속히 대북 교역금지조치를 해제하지 않을
경우 미기업들이 북한진출 러시에서 뒤쳐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