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협동조합계에 가장 오래 근무하고 있는 사람은 내화물조합의
주만옥전무이다.

주전무는 중소기업조합법이 시행된 첫해인 지난 62년 내화물조합의 직원이
되어 64년3월에 전무가 된 뒤 지금까지 30년간 협동조합전무로 근무중이다.

그동안 협동조합의 전무자리는 상공부등에서 낙하산인사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아 이름그대로 바람 잘날없는 직책으로 이름나 있다.

그럼에도 주전무는 30년간 한자리를 꾸준히 잘 지켰다.

결국 협동조합의 산증인이 된셈이다.

그는 내화물공학을 비롯 내화재료공학등 4권의 책을 쓰기도 했다.

중대 영문과를 나와 협동조합에서만 근무했지만 적벽돌을 비롯 세라믹분야
에서는 전공학자를 능가하는 기술경험을 쌓게 된 것이다.

10년간 기협중앙회실무이사회회장을 맡기도 한 그는 협동조합운동이
전문화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일깨워준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김희걸시멘트연합회전무도 협동조합이 공동사업등을 통해 회원들의 권익을
확보해 나가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업계에 인식시켜준 사람
이다.

그는 기협중앙회에 근무하다 시멘트연합회 총무부장을 거쳐 71년4월
시멘트연합회전무이사가 됐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이후 오직 중소기업협동조합협동조합계에서만 근무
했다.

완벽한 협동조합통이다.

김전무는 한때 인쇄연합회전무를 역임하는등 잠시 다른 조합전무로 근무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다시 본래 근무하던 조합의 전무로 돌아온 첫케이스를 기록
하기도 했다.

그는 레미콘이 별도의 협동조합을 결성해 분리돼 나갔음에도 보도블록의
단체수의계약확대등을 통해 안정적인 연합회로 재정착시켰다.

방모협동조합전무인 우상선전무는 한때 감사원감사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으나 지난 73년5월 방모조합전무로 와 21년째 한자리에서 근무하고 있다.

평남출신인 그는 기협중앙회실무이사회를 이끌면서 강직하고 침착한
성품으로 협동조합운동을 추진, 주변에서 명망을 얻고 있다.

우전무는 좀체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주로 부산지역에 산재해 있는
방모업체들의 대부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기관에 오래 근무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매너리즘에 빠질 틈을 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조합회원들이 각자의 시장조사나 경영기법획득을 다른 곳에서 습득해 와
협동조합도 이를 시행할 것을 거듭 종용하기 때문이다.

페인트잉크조합의 황익수전무도 73년 3월 전무로 임명돼 수많은 이사장이
바뀌었음에도 그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다.

일반기업이나 정부기관에서 최고책임자가 바뀌었는데도 전무가 그대로
자리를 수십년씩 유지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곳일 것이다.

그만큼 협동조합은 특별법에 의해 독립성이 유지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낙하산인사가 자행되었던 것은 법률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은
탓으로 돌릴수 밖에 없다.

15년이상 협동조합전무로 근무해온 사람은 한주현약품조합전무 황기곤
연료연합회전무 이한풍전등기구조합전무등 10여명에 이른다.

오길수윤활유조합전무를 비롯 김영길유리조합전무 정찬욱스텐레스강관조합
전무 정휘세안경테조합전무 정해선전산업조합전무등도 장기근속 협동조합
전무들로 이름이 높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