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임가공료가 폭등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1년 북한이 남한기업 제품의 위탁가공을
시작할때만해도 근로자 1인당 월평균 50-70달러 수준이던 임가공료가
지난해말 1백달러, 올연초 1백20-1백30달러, 지난 6월 이후 1백50달러
수준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기업으로부터 주문받은 위탁가공제품이 초기 봉제인형및 가방
등에서 바지 셔츠 스웨터 자켓등 고가제품으로 확대되자 주택및 통근비
공산당당비등을 임가공료에 포함시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최근 삼성물산및 럭키금성상사 진도패션 (주)대우등이 대북
임가공사업을 확대키로 하고 계약경신에 나서자 올연말부터 현재보다 30%
이상 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2백달선을 임가공료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수준의 북한임가공료(한국무역협회 조사결과)는 국내의 투입인건비를
100으로 할때 38.2수준으로 중국내 임가공료(37.0)보다 높고 운송비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감안한 반입원가는 국내 생산원가(100)에 육박하는 78.2에
달한다.

현재 코오롱상사및 (주)쌍용 쌍방울 양지실업 (주)헌트 삼성물산 럭키금성
상사 (주)대우 고합상사등은 북한과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12개월까지
임가공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북한에는 수공예품및 일용품 화장품 식료품등을 임가공하는 조선경공업제품
수출입회사를 비롯 조선능라888무역회사(여행가방 핸드백) 조선봉화무역총
회사(농산물 축산물가공) 조선은하무역총공사(셔츠 원피스 점퍼) 조선
경공업무역회사(견직물 견사)등이 외국의 원부자재를 받아 위탁가공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원부자재를 북한에 직접 수송하지 못한채 홍콩을
경유, 북한에 보내는등 납기지연빈발및 품질검사불가능의 애로를 겪으면서
대북임가공 사업을 해왔다.

국내 기업의 원부자재의 북한 운송기간은 인천 또는 부산에서 홍콩까지
4-5일, 홍콩항에서 옮겨 싣는데 7일, 홍콩에서 남포항까지 가는데 6-7일등
최소 20일에서 최고 30일까지 걸리고 있으며 홍콩-남포항간의 원부자재
운송료는 원자재의 제곱m당 28-29달러선이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남한기업들이 그동안 임가공을 늘려온 것은 북한의
인건비가 싼데도 원인이 있지만 본격적인 남북경협 시대에 대비, 북한협력선
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한간의 연도별 임가공 교역량(반출기준)은 91년 2건 3만3천달러, 92년
8건 44만달러, 93년 59건 3백61만달러였으며 올들어 9월말까지 59건
8백54만7천달러어치에 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북임가공 물량이 가파르게 증가하자 북한측이 계약
경신때마다 임가공료를 올려줄 것을 요구해 왔다"면서 "북한측은 올연말
임가공물량 계약분부터 근로자 1인당 월평균 2백달러까지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한간의 위탁가공교역은 남한이 가공할 원자재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북한에 공급하고 이를 가공한후 가공임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인수하는
거래를 말하는데 가공임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임가공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김영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