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이번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 3개국순방과 APEC(아.태
경제협력체)정상회의참석은 한마디로 말해 대통령의 세일즈외교로 정의할수
있다.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등 주변 4강에 대한 정상외교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정세에 초점이 맞추어졌던 것과 비교할 때 이번 정상외교는 경제협력,
특히 이 지역에 대한 한국기업의 진출확대라는 목표가 분명한 때문이다.

김대통령이 48명의 경제인과 함께 이번 순방에 나서고 있는 점을 보더라도
이같은 의지를 쉽게 읽어볼수 있다.

김대통령이 오는15일 인도네시아의 보고르에서 열리는 APEC정상회담에서
역점을 두고 실현하려는 것은 역내 무역자유화를 규정하는 보고르선언의
채택이다.

이같은 추진의 배경은 EU(유럽연합)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등 세계의
경제중심지역이 블록화하는 추세에 맞추어 아.태 지역도 경제블록화를 통한
발전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판단에서다.

김대통령은 보고르정상회담에 앞서 갖는 클린턴미국대통령, 무라야마
일본총리, 강택민중국주석, 크레티앙캐나다총리와의 개별정상회담에서도
이같은 한국정부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방문을 통해서는 특히 과거 미국해군기지였던 수빅만의 공단전환에
따른 사회간접자본의 확충과 관련한 우리 건설업체들의 현지진출확대를
라모스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강조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밖에 발전설비와
통신시장진출확대에 대해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진출업체 3백50개, 투자규모 제3위의 인도네시아방문에서는 한국의 기술과
자본, 현지의 풍부한 자원을 조화시켜 양국의 공동발전을 꾀하자는 메시지가
수하르토대통령에게 전달될 것이 확실하다.

호주에 대해서는 93년기준 21억5천만달러라는 무역적자를 근거로 추가시장
개방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김대통령은 특히 호주정부에 한국산 자동차와 전자제품의 수입에 대한
문호개방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마닐라=김기웅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