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컴퓨터 해커가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 암연구센터(EORTC)
전산망에 침입, 자료를 빼낸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인터폴의 요청에 따라
수사에 나섰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새벽 한국의 해커가 데이콤 전산망을
통해 유럽 암연구센터 전산망에 접속,입력된 자료를 복사해 간 사실이
드러나 벨기에 경찰이 인터폴을 통해 경찰청에 수사협조를 요청해 왔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해커는 5차례 접속을 시도하다 3일 오전 1시께 접속에
성공, 11분동안 자료를 검색하면서 영어 3만여자 분량의 암에 관한 임상
연구 보고자료를 복사해 갔다.

경찰 조사결과 이 해커는 원자력 연구소, 서울대 등 4백10개 국내 기관및
개인이 회원으로 가입된 국제통신망인 콘트롤 데이타 코리아(CDK)의 회원
으로 밝혀졌으나 CDK 회원이 통신망을 사용하면 사용자 번호와 접속시간등을
기록하는 로그파일이자동적으로 사라지게 돼 있어 정확한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해커는 CDK-데이콤 통신망 DNS -홍콩 인텔팩 (INTELPAC) 통신망을 거쳐
유럽암연구센터 컴퓨터에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출된 기록이 암연구에 관한 자료인 점으로 미뤄 이 해커가 의학
전문가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