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만한 가슴, 잘룩한 허리, 탄탄한 히프, 늘씬한 각선미를 강조하라.

내년 봄여름 세계의 여성복패션은 "섹시 글래머룩"이 주류를 이룰 전망
이다.

지난달 프랑스파리에서 열린 "95봄여름 프레타포르테(기성복)컬렉션"에서
웅가로, 샤넬, 장 폴 고티에, 비비안 웨스트우드, 칼 라거펠트, 이세이
미야케등 세계적 디자이너들은 마릴린 먼로등 50년대 글래머걸스타일의
복고풍을 되살린듯한 의상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다고 외신은 전한다.

속살이 비치는 쉬폰소재를 이용한 드레스, 코르셋으로 가슴을 밀어올린
바스티에(Bustier:허리까지 오는 어깨끈없는 브래지어모양의 상의)톱, 슬립
드레스, 히프의 곡선을 살린 핫팬츠, 골반팬츠등 속옷 겉옷의 구분이 안될
정도의 감각적이고 관능적인 의상이 대거 소개됐다.

많은 패션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세계적으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뉴페미니즘이 유행하면서 낡은 옷의 느낌을 주는 그런지룩은 퇴조하고
노출패션이 강세를 보이는데 따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샤넬은 갈라진 쉬폰스커트에 작은 보석으로 장식된 골반팬티 브래지어톱등
빛나는 이미지의 노출의상을 출품, 눈길을 끌었다.

영국의 전위적인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몸에 꽉 끼는 상의에
히프선을 강조한 드레스를 발표하는 한편 모델의 상반신중 앞부분은 꽃다발
로 가리고 등과 히프를 노출시킨 의상을 내놓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장 폴 고티에는 18세기 빅토리안풍의 바스티에부터 60년대 쿠레주까지
복고풍 이미지의 의상을 선보인 것과 함께 화려하고 흘러내리는 가운,
매혹적인 팬츠슈트등 실용적인 옷도 출품했다.

칼 라거펠트는 치마의 길이에 관계없이 허리선까지 트임을 연결, 팬티를
노출시키고 거기에 짧은 재킷을 조화시켜 배꼽을 드러나게 했다.

한편 소재는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천이 많이 소개됐는데 라이크라와
신축성있는 니트류가 몸의 곡선을 강조하는데 사용됐으며 쉬폰, 얇고 투명한
실크, 레이스 새틴등이 이브닝 가운의 주된 소재로 떠올랐다.

글래머의상에는 웅가로, 생로랑등이 내놓은 하이힐 샌들이 공통적으로
곁들여졌으며 유행색상은 연분홍등 파스텔색조와 흰색 오렌지색 갈색
베이지등이었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