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이면 미 라스베이가스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찬다.

세계 최대의 컴퓨터 전시회인 추계 컴덱스(COMDEX)가 라스베이가스 도시
전체를 첨단 기기의 각축장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으로 16번째를 맞는 컴덱스에는 2천여개 업체에서 자사의 제품과
기술을 내놓고 치열한 홍보전을 벌인다.

또 20여만명의 컴퓨터 관계자들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들어 세계 컴퓨터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탐색전을 이미 시작했다.

컴덱스의 개최지가 라스베이가스로 고정되어 있는 까닭은 이 곳이 세계
최대의 컴퓨터 전시행사를 치를수 있는 유일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6군데의 대형 컨벤션 센터와 주변의 숙박시설에는 컴퓨터에 희망을 걸고
사는 사람들이 한해의 성과를 측정하고 나름대로 내년에 대한 새로운 설계를
하기 위해 모여든다.

또 올해에는 빌 게이츠(미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앤디 그로브(미 인텔
회장)등 컴퓨터 시대의 영웅들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컴퓨터
산업의 조타수로서 방향을 제시한다.

국내에서도 지난 3~4년 전부터 컴덱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참관인들이
급증하고 전시참가업체들도 늘고 있다.

또 한국관이라고 하는 별도의 전시공간을 마련해 컴덱스에서 한국 알리기
활동을 펼 예정이다.

올해에는 4천여명 이상의 국내 컴퓨터 관계자들이 컴덱스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컴덱스는 단순히 컴퓨터라는 첨단기기를 이용해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역할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라스베이가스를 무대로 각 기업들은 치열한 정보전을 벌이며 보다 강력한
리더와 손잡기 위한 물밑 교섭을 진행하기도 한다.

컴덱스에 감춰져 있는 컴퓨터산업의 미래를 빨리 보는 기업만이 내년에도
컴덱스의 주역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컴퓨터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 김승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