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보고르에서 열리는 APEC 18개회원국간 정상회의는 역내
무역자유화의 목표연도를 설정하는 일이 핵심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의 시애틀회의가 역내 회원국간 협력과 경쟁을 통한 공존이라는
청사진마련에 관심이 모아졌다면 이번 회의는 그 실질적 방안모색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APEC회원국지도자들은 지난해 시애틀정상회담이 끝난후 산하 현인그룹
(EPG)에 대해 무역자유화를 실현할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침을 시달했었다.

EPG는 이에따라 선진국 2010년,신흥공업국 2015년,개도국 2020년까지
무역자유화를 완성한다는 3단계방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같은 방안마련에 대해 선진국은 보다 급진적인 목표를,개도국은
목표연도 설정자체에 반대하거나 완화된 목표설정을 주장,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이같은 대립양상을 감안,의장국인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대만,싱가포르
와 홍콩등 신흥공업국을 선진국의 범주에 넣은 상태에서 선진국은 2010년,
개도국은 2020년까지라는 절충안을 내놓은 상태다.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이를 수용한다는 방침이나 미국과 말레이시아가
반대,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목표연도 설정자체를 거부하면서 각 회원국이 목표
연도 설정을 위한 새로운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내놓은 절충안에 일본을 겨냥,반대입장을
펴고 있는 미국의 주장을 일부 반영하는 선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반대도 결국 현재 무역분쟁중인 일본에 대해 너무 많은
유예기간을 준다는 우려로 분석되고 있어 이같은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회원국정상들이 어떤 합의를 도출해 낼 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