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남북경제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단계적 조치에 착수함으로써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은 지난 7일 경제인초청 만찬연설에서 "앞으로 남북관계는
창조적이고 실질적인 협력관계로 접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과 북이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민족전체의 복리증진을 위해
경제공동체를 이룩하는데 서로 협력해 나갈때 평화와 통일의 길을 닦을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남북경제협력의 활성화조치는 상황진전에 따라서는 한반도의 해빙
과 더불어 동북아의 기류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우리 기업들이 선점효과를 노리고 북한 진출에 과열
경쟁을 벌이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렇잖아도 국내기업들은 벌써부터 방북초청장을 얻기 위해 심한 물밑경쟁
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기업인들은 눈앞의 이익에 너무 급급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북한의 개방과 통일에 기여한다는 시대적 사명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 남북경제협력의 열매가 화해와 통일의 시대로 우리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된다.

교착된 남북관계의 물꼬는 경제교류와 협력에서부터 트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이번 경제협력활성화조치는 기대
되는 바 크다고 할수 있다.

이정호 < 경북 영천시 금로동 604의 9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