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만 해도 변리사라면 병아리감별하는 사람이냐고 묻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대부분 특허와 관련있다는 것을 알지요"

동부제강의 전신인 일신제강에서 부장까지 하다 80년 변리사로 새 인생을
시작한 김철수변리사는 80년초만해도 변리사가 무엇을 하는지 아는 사람이
10명중 1~2명에 불과했다한다.

옛날 이야기다.

변리사.

최근들어 각광받는 전문직중 하나로 빼놓을 수 없다.

이는 물론 변리사가 대리하는 업무인 지적재산권분야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른데 힘입은 것이다.

특허 실용신안 상표 의장등 산업재산권과 저작권 컴퓨터프로그램 영업비밀
등 지적재산권분야는 20세기후반에 가장 주목받는 분야중 하나가 됐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변리사는 11월1일 현재 4백5명.

이가운데 특허청이 주관하는 변리사시험에 합격, 변리사활동을 하는 이른바
"1호변리사"는 1백95명으로 전체의 절반정도이다.

나머지는 변호사출신으로 변리사회에 등록하고 업무를 하거나(2호) 특허청
공무원이 5년이상 심사심판업무를 하고 변리사자격을 얻어 전업(3호)한
경우이다.

변리사시험은 매년초 시험계획공고가 나고 대개 5월말정도에 1차시험,
8월중순정도에 2차시험을 치른다.

선택형필기인 1차시험은 특허및 실용신안법 헌법개론과 자연과학개론
외국어 1과목을 본다.

2차논문및 필기시험은 특허법 의장법 상표법과 함께 2개의 선택과목이
주어지는데 기계설계 열역학 반도체공학등 공학계열과목이 대부분이다.

80년초까지는 10명미만을 선발했지만 수요증가에 힘입어 91년부터는 매과목
40점이상득점자중에서 30명씩 뽑는다.

이대약대를 졸업하고 89년 변리사시험에서 수석합격했던 이정순변리사
(중앙국제법률특허사무소)는 "예전에는 사법 행정 외무고시등 3대고시를
치르다 안된 사람들이 많이 응시했지만 지금은 대학및 대학원재학생이
70%이상이라 삼수 사수를 거듭하는 고시파들이 경쟁하기는 더 어렵다"고
말한다.

변리사시험에 합격하면 국제특허연수원과 특허청 변리사사무실에서 1년간의
연수를 거쳐 정식으로 변리사자격을 갖게 된다.

취업은 연수기간중 일찌감치 결정된다.

합격성적보다는 대학에서의 전공이 취업에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

매년 변리사시험최종합격자발표가 임박하면 큰 특허사무소들은 합격자명단
을 구하러 특허청에 드나들고 이른바 알짜배기 공대출신들에게는 이들의
손길이 경쟁적으로 뻗친다.

변리사의 수입은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천차만별.

대부분의 고용변리사는 외국인회사처럼 회사측과의 협상에서 결정된 연봉을
받고 매년 계약을 갱신한다.

초봉의 경우 출신학과와 경력을 고려해 결정되는데 월 1백만원정도의
수준부터 3백만원을 넘는 경우까지 있다.

개업변리사 역시 능력과 대리건수에 따라 수입은 달라진다.

특허.상표등 출원업무, 혹은 송사를 대리할 때의 건당수임료는 변호사에
비하면 적지만 구두변론을 해야 하는 변호사의 수임건수가 제한되는 반면
변리사업무는 서면제출주의라 여러 건을 동시에 맡을 수 있다.

국제특허분쟁업무를 맡으면 수임료는 엄청나게 올라간다.

현재 가장 잘 나간다는 A급변리사들은 10명내외로 이들은 월평균 순수입만
2천만~3천만원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변호사겸 국내변리사인 김성기변리사(김.장 특허법률사무소)는
"변리사는 자연과학적 지식에 대한 이해가 1차적으로 필요하며 이와 함께
특허제도와 변리업무의 국제화에 따른 외국어능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