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르=김기웅특파원] 아태경제협력체(APEC)는 회원국들 사이에서 선진산
업국이 경우 오는 2010년까지, 개발도상국이 오는 2020년까지 두단계로 나누
어 각각 완전한 무역자유화를 달성하기로 선언했다.

우리나라의 김영삼대통령을 포함한 APEC 18개국의 정상 또는 정부대표들은
15일 인도네시아의 보고르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이를 주요 골자로 한 <보고
르선언>을 채택했다.

무역자유화 목표연도 선언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으나 각국이 스스로
선진국 또는 개도국 기준에 따라 무역자유화를 달성한다는 정치적 의지의 선
언으로서 앞으로 점차 효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APEC 지도자들은 APEC이 동등한 동반자관계를 통해 공동체 전단계인 <하나
의 교역그룹>을 지향한다고 선언하고 역외국에 대해서도 개방적 지역주의를
표방하며 새로운 보호장벽을 세우지 않을 것을 천명했다.

지도자들은 또 APEC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성공적 출범을 추구하며 APEC내
에도 무역과 통상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조정절차를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도자들은 선언에서 "APEC은 동등한 동반자관계와 책임을 공유하며 상호존
중의 원칙과 공동의 이해 및 공동의 수혜를 창출해 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
우리는 이에따라 개방된 다자간 무역질서를 확립하고 아태지역의 무역과 투
자자유화를 추진하며역내 경제개발을 위한 협력을 심화한다"고 다짐했다.

이같은 APEC 정상회의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는 <개도국>의 적용을 받을 경
우 역내국들에 대해 2020년까지 상품시장을 전면 개방,무역을 자유화해야 하
나 선진국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 등으로 <선진국>으로 간주될 경우
2010년까지 무역자유화를 달성해야 한다.

정상회의에서 김대통령은 "APEC이 세계무역의 자유화를 위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무역과 투자의 각종 장애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통령은 또 "무역자유화 목표연도는 2020년으로 잡되 목표의 실천과정에
서 회원국의 다양한 발전수준을 반영하고 선진국의 경우 목표연도를 앞당기
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의했다.

김대통령은 또 회원국들의 통신망 확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통신-정보산업
장관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를 끝으로 인도네시아 방문을 모두 마치고
16일 이곳을 출발, 호주 국빈방문을 시작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