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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칼] (643) 제3부 정한론 : 강화도앞바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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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장실로 들어가며 이노우에는 뒤따라오는 스기다에게 물었다.

    "스기다, 그렇다면 우리가 전쟁을 한번 시작해 볼까? 까짓것."

    "예? 하하하." 이번에는 스기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전쟁이 하고 싶으면 까짓것 한번 해보는 거지 뭐.안그래?"

    "함장님, 정말로 하시는 말씀입니까. 농담이십니까?"

    "농담반 진담반이라구"

    "상부의 명령없이 전쟁을 우리 맘대로 시작할 수는 없지않습니까?"

    "원칙은 그렇지.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함장인 내가 결단을 내릴수도
    있는 일이지. 가령 말이야, 조선국측에서 먼저 우리에게 포격을 가해
    온다면 어떻게 하겠어. 비겁하게 도망칠 수는 없잖아. 응전을 하는
    수밖에."

    "그것은 결단을 내린다기 보다도 도리없는 방어가 아닙니까"

    "방어든 뭐든 전쟁은 전쟁이지. 일단 시작하면 이겨야 되니까, 결사적
    으로 나가는 수밖에."

    스기다는 슬그머니 긴장이 되는듯 두눈을 깜짝이더니 함장의 표정을
    힐끗 살피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함장님,조선국측에서 먼저 포격을 하도록 하면 되겠군요"

    "맞다구. 기어이 전쟁을 해보고 싶으면 스기다 소위가 한번 그런
    작전을 전개해 보라구. 말하자면 유인작전이지"

    "정말이십니까?"

    "정말이라구. 내가 승인을 하지"

    스기다가 살짝 시선을 내리깔며 아무말이 없자, 이노우에는 싱그레
    웃음을 떠올렸다.

    "왜, 두려운가?"

    "두렵지는 않습니다만, 어쩐지 아주 중대한 문제 같아서요"

    "내가 승인을 한다는데도?"

    "함장님, 저는 아직 풋내기 소위 아닙니까. 함장님께서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그러면 저는 그대로 결사적으로 앞장서겠습니다"

    "허허허." 이노우에는 매우 재미있다는 듯이 웃고나서 혼자 중얼거리듯이
    엉뚱한 말을 지껄였다.

    "자, 내일이면 강화도에 도착하게 되는군. 그 섬의 가을 경치를 한번
    구경해 볼까"

    이튿날 아침나절 운요마루는 강화도 앞바다에 도착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1875년 9월20일이었다.

    섬과 육지사이의 해협 깊숙이 미끄러져 들어간 운요마루는 초지진에
    이르러 닻을 내렸다.

    그리고 단정에 십여명의 수병이 큼직큼직한 물통을 싣고 포대쪽으로
    접근해갔다. 식수를 구하러 간다는 구실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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