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철거되는 남산외인아파트의 폐자재에 대한 재활용문제가 폭파
작업 못지않게 건설업계의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철거로 발생하는 폐자재량만도 국내에서 건물철거로 발생한 양가운데 가장
많은 5만톤을 넘는데다 시공업체측이 재활용한 콘크리트등을 국내에서는 처
음으로 일반도로용 골재로 사용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고층인 외인아파트 2개동(16,17층)철거로 발생하는 건축폐자재는 콘크리
트 3만2천톤을 비롯해 벽돌 1만5천여톤,철재 2천6백톤등 무려 5만3천여톤에
달한다.

서울시는 시공업체로 선정된 코오롱건설측과 계약당시 폐자재의 25%이상을
재활용해야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그러나 코오롱건설측은 한술더떠 콘크리트등 골재류는 70%,금속류는 1백%
재활용하겠다고 밝혀 시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건물철거후 폐자재를 일부 재활용한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처럼 재활용률이 70%를 상회한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코오롱건설이 남산외인아파트 철거사업을 따낸 공사비는 14억원.그러나 재
활용을 안했을 경우 사업비가 20억원을 넘었을것이라는 게 코오롱건설측의
계산이다.

재활용을 안할 경우 시공업체는 폐자재를 김포매립지로 반출하기위해 톤당
8천원가량 반입비를 물어야 한다.

재활용률을 높임으로써 발주자인 서울시와 시공자인 코오롱건설측은 "누이
좋고 매부좋은 격"으로 서로 이득을 본 셈. 코오롱건설은 대당 2억원을 호가
하는 재활용파쇄기 2대를 일본과 오스트리아에서 구입,철거이후 내년2월까지
폐자재를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또다른 관심거리는 재활용된 골재류를 어디
에 사용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지금까지 재활용 골재류는 대부분 공사용 임시가설도로나 아파트단지내 포
장도로의 성토나 복구용으로 사용된게 고작이었다.
즉 아스팔트를 포장하기 전에 바닥을 고르게하는 잡석용 골재로만 사용돼
왔지 관급 도로공사에서 사용된적은 없었다.

코오롱건설측은 아파트철거로 나오는 재활용골재를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자사에서 수주한 관급도로공사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관련지자체에 타
당성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발주관청에서 허가해준다면 독일이나 일본에서처럼 국내에서도 재활용골재
류가일반도로에도 활용되는 길이 트이는 셈이다.

코오롱건설측은 한국지반공학회에 용역을 준 결과 "재활용골재류도 일반도
로의 기층용 보조기층용으로 사용해도 지장이 없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밝히
고있다.

이에대해 서울시 종합건설본부관계자는 "재활용골재류를 관급도로공사에도
사용할수 있는지의 여부는 믿을만한 기관의 분석이 나와야 가능하다"고 전제
하고 "그러나 건축폐자재의 재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들이
용도의 다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