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총은 17일 조선호텔에서 ''한국 노사관계의 개혁방안''을 주제로 21세기
노사관계개혁추진위원회 출범기념심포지엄을 가졌다.

서울대 박세일교수(법학)가 발표한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개혁방향''을
요약 소개한다.

< 편 집 자 >
********************************************************************

>>>>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개혁방향 <<<<

박세일 <서울대교수/법학>

세계화의 물결이 거세지고 정보화의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정보 기술 지식경쟁이 세계적 수준에서 지구적 규모로 나타나는 이
시대에 국가나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국가와 기업의 정보 기술
지식수준을 획기적으로 높히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21세기 국가와 기업 발전의 기본전략이 될 것이다. 세계화 정보화
의 시대를 경제전쟁의 시대라고도 한다. 이는 곧 국가간 기업간 생산성
전쟁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정책과제는 <>인력에 대한 교육훈련투자를
크게 강화,인적 자본의 정보 지식 기술 기능 경험수준을 높히는 일,
그리하여 인적자본을 수준 높은 정보노동자 지식노동자로 만드는일,
<>조직 제도개혁을 통해 인적자본간의 협업과 협동을 보다 생산적으로
조직화하고 개인적 자본의 정신적 심적에너지를 최대한 활성화해 내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길만이 국가와 기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혀 세계화 정보화시대
의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잇는 유일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화 정보화시대에 올바로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 기업은 무엇보다도
먼저 기업의 파라다임을 인본주의 인간중시의 기업상으로 바꾸어야 한다.

단순히 주주이익의 극대화가 아니라 종업원주권과 소비자주권의 실현을
위한 기업으로 바꾸어야한다.

현재와 같은 소유나 경영관리위주의 기업관,자본중심의 기업상을
가지고는 21세기 미래기업이 될 수 없다.

이대로는 정보화시대의 주노동력인 지식노동자 두뇌노동자 정보노동자
들의 정신적 심적에너지를 활성화할 수 없고 기업내에 지적숙련을
성공적으로 축적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사회일각에 퍼져있는 부정적 기업관,
반기업주의를 극복하고 정기업주의를 세워야할 과제까지 있어 기업의
파라다임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기업 리엔지니어링의 기본방향은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높혀 "회사구성원의 생산성과 업무만족도를 극대화"하는데 두어야한다.

회사구성원에 대한 인적자본투자에는 단순한 "교육훈련투자"뿐 아니라
회사구성원에 대한 "복지투자"그리고 나아가 생산성제고를 위한 경영제도
와 생산조직의 개편투자 즉 "조직투자"까지를 포함해야한다.

조직투자의 기본방향은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인사노무부서를 "기업발전의 기본전략"을 구상하고 기획하는
기업의 중추기관으로 만들어야한다.

둘째 기업경영전략의 최고 우선순위를 인사노무관리 혁신에 두어야
한다.

셋째 노조가 없는 기업은 경영이 노조를 대신할 생각을 해야한다.

또 노조가 있는 기업은 현행 노사협의제를 활성화해 이 노사협의제를
기업의 인사노무 리엔지니어링을 주도하는 주체로 만들어야한다.

또 인본주의라는 기업 파라다임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경영의 제1목표
를 우선 기업의 장기적 부가가치창출능력을 극대화에 두어야한다.

자본의 논리도 노동의 논리도 아닌 조직의 논리로 기업의 성장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부가가치창출능력과 기업의 성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회사
구성원들에 대한 인적투자를 최대화해야한다.

종업원들의 지식 정보 기술 지적숙련 경험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교육
훈련투자를 강화해야한다. 경제전쟁의 성패는 구성원들의 정보 지식
수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조직.제도 혁신투자를 확대해야한다. 기업조직과 각종의
경영제도 특히 인사노무관련 조직과 제도를 리엔니어링해야한다.

그리하여 모든 기업의 구성원들이 이 회사는 내 회사라고 하는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한다.

동시에 구성원들간의 네트워크적 연대,수평적 협업과 협동을 촉진하고
개개 구성원들의 정신적 심적 에너지를 최대한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
으로 기존의 조직과 제도를 개혁해야한다.

그런데 이러한 인적자본투자와 조직혁신투자의 문제는 단순히 기업의
관심사만이 아니라는데 세계화 정보화시대의 특징이 있다.

기업만이 아니라 노동조합도 그리고 나아가서 정부도 이 두가지에 함께
노력해야한다.

왜냐하면 노동자들의 권익과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잇는 최선의 방법이
세계화 정보화의 시대에는 노사대결을 통한 임금의 극대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잠재적 노동생산성을 제대로 현재화하려면 노동자들이 속해있는
조직과 제도가 <>생산적이고<>공정하며<>학습능력이 높아야하기 때문에
불가피 노동조합은 기업의 조직과 제도의 개혁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즉 교육훈련투자뿐 아니라 조직과 제도의 리엔지니어링 투자에도
노동조합이 관심을 가져야한다.

조직과 제도의 리엔지니어링투자에 경영자와 함께 참여하고 실천하여야
한다. 노사협의회가 이 인사노무관련 리엔지니어링을 주도해야한다.

정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정부가 국민들을 보다 부유하게 하고 경제사회를 보다 정의롭게 하려면
불가피 국민들에 대한 인적자본투자를 획기적으로 높히는데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또 노사관계를 보다 미래지향형으로 개혁하는데 노력해야한다. 현행의
노동관계법 중 과거의 파라다임에 기초한 법제를 과감히 고쳐야 한다.

요컨데 세계화 정보화시대에는 "사람에 대한 투자"와 "조직과 제도에
대한 투자"를 넓혀나가야한다는 점에서 노사정은 이해의 접근 내지
일치를 보게된다.

이러한 "사람과 조직에 대한 개혁투자"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업, 또
그러한 투자에 노사정간의 협조가 가장 잘 되는 나라가 21세기 세계화
정보화 시대의 세계를 제패하는 선두주자가 될 것이다.

결국 우리의 미래는 우리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있는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