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대우경제연 소장>

앞으로는 기술구조도 선진국 입장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되는 추세
이므로 자본및 기술집약도가 높아지고 정보산업계통의 인기가 상승할
것이다.

동시에 기술보호주의가 확산되고 지적소유권보호와 복합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술의 편재문제와 기술이전시 적정대가문제가 대두된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금융시장개방 확대와 금융자유화가 계속될
전망이다.

선진국들의 새로운 시장개척을 위한 적극적 자세나 UR협상결과 때문뿐
아니라 새로운 통신 정보기술을 이용한 금융기술혁신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실물경제의 지구촌화를 뒷받침하라는 요청이 강해서 국가간
장벽은 허물어질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마침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자본거래자유화,무역외수지거래의 자유화가 불가피한데 이런 환경속
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은 우리나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밖에도 지구환경보전이나 해양개발,우주개발,시베리아및 아마존강
개발,아프리카의 사막화 방지,깨끗한 에너지 개발,국제적 마약방지등
과거보다 훨씬 많은 분야에서 국제협조가 반강제로 요청되는 시기가
도래할 전망이다.

금융 해운 항공 통신등 작년에 타결된 UR협상시 미진했던 부분과
환경오염방지,노동권보호,기술개발정책,경쟁정책등과 관련된 다자간
규범설정과 그밖의 각종 국제협상이 이어지면서 지구촌에서 무임승차
하는 국가를 없애려는 노력이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계속될 것이다.

이상과 같은 세계시장질서의 변화,산업 기술 금융구조의 변화,새로운
거래체계의 형성은 한국경제에 대한 도전과 기회의 확대이다.

통합되고 변질되는 세계경제에서 한국의 번영여부는 한국민이 얼마나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하고 도전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할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여기에는 기업과 근로자를 중심으로 한 민간 경제주체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 세계시장의 개척과 관리에 관련한 정부의 긍정적인 역할여지는
너무나 많다.

무엇보다도 정부는 세계경제전략을 모색해서 민간경제 주체들이 감당
하기 어려운 "국가 위험을 완화"하고 "기회를 실현"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할수 있을 것이다.

우선 세계경제전략의 기본방향을 어떤식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반환경이 불확실할수록 미래예측에 관련된 노력이 많아져야 하고
시장이 출렁거릴수록 유연한 태도를 보여야 하며 변화가 많을수록
임기응변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또 다자간주의가 강조될수록 많은 나라의 지지를 받을수 있도록 "국제
사회에서 정치적 행동"이 요청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m우리는 소국이라는 기본인식하에 정치적으로
는 "열린 민족주의"노선으로 다자주의협상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미국과는 물론 일본 중국과 투자환경개선및 산업기술협력을 확대해
나가면서 국제경제질서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OECD등
국제기구에 대한 적극참여를 통해 세계경제질서 확립과정에서부터
실리를 확보하여야 할 것이다.

2과거 사회주의국가나 개도국의 경제발전에 협력자로 기여함으로써
국제적 영향력을 증대시켜야 한다.

향후 상당기간 동안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새로운 규범이 논의될텐데
이럴경우 많은 개발도상국들의 입장을 지지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얻을
이익은 매우 많을 것이다.

3지역경제협력체와의 적극적 연계가 중요한 전략이 되어야 한다.

NAFTA나 EU(EEA)등 지역경제협력체는 확대와 심화과정을 반복하면서
해당 지역의 경기에 따라 대외적 성격이 개방적이 되거나 폐쇄적
경향을 보일 것이다.

따라서 내부구조 개편이 진행되면서 역외국가에 대해 시장폐쇄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단기적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의 시장개방
또는 공정경쟁 노력을 두드러지게 하는 방법으로 대처하고 시장통합적
성격이 두드러질 장기적 전략으로서는 지역경제체제에의 깊은 참여로
대응하는게 좋을 것이다.

4또 한편 앞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통합도 급속도로 진전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아.태경제협력체(APEC)가 한국경제에 대해서 갖는 중요성도
보다 커지게 될 것이다.

이 지역은 현재 세계경제성장과 교역증가를 선도하면서 세계경제의
중심축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으로 지목받고 있다.

그런데 APEC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는 역내교역및 투자자유화를
통한 아.태지역 국가들의 고도 성장은 물론 이를 통한 세계경제의 번영이
되어야 하므로 당분간 한국은 APEC가 "개방적 지역협력주의(open
regionalism)"를 따르도록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동시에 APEC의 활성화를 통해 일본 중국시장의 개방을 유도하도록 이에
대한 대비책도 철저히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역내 SOC투자와 자유무역확대 노력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지역내의 어느 나라보다 적극적으로 투자및 무역에 관한 개방정책을
폄으로써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이해조정역할을 수행해야 할뿐 아니라
투자및 무역분야 이외에도 APEC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보완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경제협력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개방성을 추구하는한 APEC도 지역주의외 대안이 될수 없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EU NAFTA체제가 고정된다면 아세안국가들을 포괄하여
제법 큰 범위의 경제협력체를 구성하거나 많은 국지협력체에 참여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