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의 사회적 합의포기선언에도 불구하고 임금안정을 위한 경총의 협상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어떠한 형태로든 대화의 장을 열고 이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 경총의 기본 입장입니다"

이달초 취임하자마자 노총의 "사회적 합의거부선언"이라는 뜻밖의 장애물을
만난 조남홍경총신임부회장은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한채 대화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노총의 진의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노총은 경총과 합의한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설득력이 없습니다.

오히려 노동계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명분으로 삼으려는 전략적 차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같은 사태를 경영계 내부혁신의 계기로 삼아 노사합의의 의한
임금안정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그동안 노.경총간에 합의됐던 임금가이드라인이 실효성이 없었다는 지적도
있는데.

"임금가이드라인이 구속력을 갖지 못한 기준으로서 활용됨에 따라 개별
기업의 노사자율합의과정에서 가이드라인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사결과 노.경총합의가 분규를 감소시키고 협상기간및 협상비용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경총의 사회적 합의는 국가경쟁력제고에 필수적인 요건입니다"

-지난 17일 출범한 21세기 노사관계개혁추진위원회에 노동계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경영계가 스스로 변신하는 계기로 삼아 노사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풀
것인지를 함께 생각해 보는 자기반성의 장을 마련해 보자는 것이 이
위원회가 출범한 뜻입니다.

경영계가 우선 자기혁신을 통해 다가오는 21세기의 노사관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고 다음 단계로 노동계와의 합의를 도출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노동계와의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이뤄나갈 것인지.

"지난 2년동안의 협상과정에서도 수많은 난관을 겪었습니다. 노총의 거부
선언으로 내년에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부딪칠 것으로 보지만 대화자체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노총의 참여가 어렵더라도 공익단체등을 포괄해 어떤 형태로든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방안을 생각해볼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87년을 기점으로 노사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
됐으나 몇년 지나지 않은 짧은 기간동안 이미 성숙단계로 진입했습니다.

희망은 있다고 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