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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국제경쟁력강화와 금융의 역할강화"심포지엄이 25일 오후 대한상의
국제회의실에서 전경련과 한국금융학회 공동주최로 열렸다.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이심포지엄에서 남상우 박사(KDI)가 "기업환경변화
와 새로운 은행과 기업관계의 모색"에 대해 발표했다.

주제발표요지를 간추려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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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고객기업과의 장기적인 결속관계는 우려되는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재적인 이점이 큰것으로 보인다.

결제은행으로서,또한 다른 채권은행들을 대신한 위임된 감시자로서
지속적인 거래관계를 통하여 고객기업에 대한 정보관리및 감시의 비용을
절감할수 있다.

상호주식보유등을 통해 은행이 기업내부자의 위치를 확보하여 효율적인
감시가 가능토록 함으로써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부채비용을
낮추는데 기여한다.

특히 고객기업이 도산위기에 있을때 최종대부자로서 구제금융을 제공하거나
구조조정노력을 주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리스크를 분담한다.

이에따라 기업은 위험성이 크고 회임기간이 긴 사업을 비교적 과감하게
추진하고 경제전체로서 투자확대와 산업경쟁력제고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은행들은 고객기업률과 이러한 결속관계를 발전시켜 오지
못하였다.

대기업군과의 주거래은행관계는 여신관리를 위해 외부적으로 부과된
제도로서 양자간에 자발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발전시켜 오는데 오히려
제약이 되어 왔다.

또한 정책금융의 확대, 경직적인 통화관리, 금리규제, 정부의 은행인사
간여등으로 은행의 자율적인 자산운용과 대출심사기능이 저해되고 은행대출
에 대한 지나친 초과수요을 발생시킨 것도 은행.기업관계의 바람직한 발전에
장애가 되었다.

따라서 여신관리제도를 점차 축소 철폐하고 금융자율화를 확대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향후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기자본축적이 진전되면서
초우량대기업들의 외부자금의존은 감소될 전망이다.

더구나 외환 자본자유화에 따라 저렴한 외자조달을 확대해 가고 국내에서도
은행차입보다는 자본시장을 보다 많이 이용하게 될것이다.

우리경제의 국제화가 가속되고 은행의 업무영역이 확대되어 가면서 기업은
종래의 차입위주에서 탈피하여 국제금융.증권관련업무등에서 몇개의 은행
(Core Bank)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 갈것이다.

우리 은행들이 기업의 동반자로서 이들의 국제화를 지원하고 다양해지는
금융수요를 효과적으로 충족하기 위해서는 외국은행이나 국내 증권기관과의
업무제휴 등을 통해 업무능력을 제고해 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한편 우량대기업의 은행차입이 감소함에 따라 은행은 중소기업대출을 늘려
갈 것인바, 점포장의 재량권을 확대하는 등 지역에 밀착된 경영으로 고객
기업에 대한 효율적인 감시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중소기업은 위험도가 높고 재무구조나 경영자의 자질 등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 등으로 효율적인 감시가 어렵다.

따라서 기업의 도산위기시 구제금융제공 등 리스크를 분담해야 하는 결속
관계를 발전시켜 가는데 제약이 되고 있다.

신용이 양호한 기타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은 아직 해외나 국내자본시장으로
부터 자금을 조달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은행과의 장기적 결속관계를
발전시켜갈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와 관련하여 은행으로 하여금 고객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도록 유도함
으로써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기업에 위험의 최소화 전략을 택하도록
압력을 가할 유인을 완화할수 있다.

향후 은행대출시장의 초과수요가 해소되고 기업들이 경영권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은행의 고객기업주식 보유가 촉진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또한 비교적 우량한 은행 부실채권이 주식전환될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도
검토해 볼수 있을 것이다.

금융개방에 대처하고 기업의 국제화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등 금융혁신을
유도하기 위해서 금융전업기업가의 책임경영 여건을 마련해 주고 주주협의회
등을 활용하는 것도 유효한 방안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중은행의 과점주주를 형성하고 있는 대기업군들이
은행경영을 지배할 것을 우려하여 동일인 주식보유한도를 하향조정하고,
여기에 예외가 인정되는 금융전업기업가에게는 기업(법인)및 30대 기업군의
계열주 특수관계인이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어쩔수 없는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하겠으나 앞으로 시장개방이
확대되고, 특히 금융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경우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로
인한 잠재적 폐해는 훨씬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