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고삐가 다시 바짝 조여진다.

26일 재무부 한국은행등에 따르면 통화당국은 25일 끝난 기업은행
주식공모에 2조원이상의 자금이 일시에 몰리는등 최근들어 대규모의
투기성자금이 떠다니면서 금융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보고 총통화(M2)증
가율을 낮추기 위해 은행들에 5천억원규모의 예대상계를 실시해줄것을
요청하는 한편 1조원규모의 통화채배정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은행들이 과도한 가계대출을 자제하고 당좌대출규모를 줄여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날 채권시장에선 3년만기회사채수익율이 전일보다 0.05%포인트
오른 연13.95%를 기록,하루만에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등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어 통화고삐를 조일 경우 이번주중 연14%대로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5대 시중은행에 행당 5백억원씩의 예대상계실시를
요청하는등 모두 5천억원규모의 예대상계를 유도키로 했다.

5천억원의 예대상계가 이뤄지면 은행의 예금과 대출이 각각 5천억원씩
줄어들게되 총통화가 약0.4% 감소하게 된다.

통화당국은 또 통화수위를 보아가며 1조원가량의 통화채를 신규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에따라 20일 현재 총통화증가율은 16.4%(평잔기준)였으나 26일
집계되는 25일까지의 총통화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보일 경우 통화채가
배정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계에선 1조원의 통화채가 배정될 경우 주식공모로 대규모 자금이
들어온 기업은행에 5천억원이 배정되고 나머지 5천억원은 금융기관에
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원태한은자금부장은 그러나 "최근들어 통화채를 강제배정하지
않고 입찰형태로 발행하고 있다"며 "한은은 아직 통화채배정을 검토하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통화당국은 특히 최근들어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주고
그자금으로 공모주청약예금에 들게하는등 "편법대출"이 크게 늘고
있는 점을 중시,이 부문에 대한 대출을 억제해 줄것을 은행들에
요청했다.

또 전통적으로 자금 비수기인 11월에도 기업들에 대한 당좌대출이
2천억원 증가하는등 기업들도 한국통신입찰이나 기업은행주식공모등
투기성자금대출에 한몫하고 보고 당좌대출도 가능한 줄여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