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쉰목소리로 바뀌었다거나 남들이 듣기싫을 정도의 고음인
경우,여자목소리가 나는 남자나 남자목소리가 나는 여자등은 한
번쯤 이비인후과에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목소리는 구강,인두강,비강이 공명해서 나며 성대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목소리가 갑자기 변했거나 다른 사람들과 유난히 다른 소리가
난다면 어딘가 해부학적인 이상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40대이상의 남성이 감기도 아닌데 쉰목소리가
2,3주이상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이는 후두나 인두부분에 암이 생기고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의대 이비인후과학교실에 따르면 최근 들어 후두암으로 진단받는
환자가 늘고있다고 한다.

후두암은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드물었으나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암발생빈도 랭킹10위내외가 될 정도로 흔해졌다는 것이다.

이비인후과교실의 홍원표교수는 이것이 대기오염증가와 함께 지난
20,30년간 우리나라의 남성흡연율이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80년대초에 발표된 의학연구결과는 담배피우는 사람이 후두암에
걸릴 위험성은 비흡연자보다 거의 12배에 달해 폐암과 함께 흡연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있다.

그러나 후두암은 다행스럽게도 조기에 진단이 가능하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갑작스럽게 목이 쉰다는 것. 감기에
걸렸을 때 쉰목소리가 나는 것과는 달리 2,3주이상 쉰목소리가 계속된다.

이럴때 동네병원에 가면 간접후두경이나 내시경을 이용해 암세포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볼수 있다.

1기단계에서 일찍 진단받으면 수술하지않고 방사선치료만으로도
90%가까이 완치된다고 이 교실의 최홍식교수는 설명했다.

이미 많이 진행이 돼 3기암인 경우라해도 완치율은 60%정도이니까
위암이나 간암,폐암등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이는 후두가 임파조직이 적어서 임파조직을 통해서 암이 전이되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3기암일때는 방사선치료와 수술요법,약물요법을 혼합해 치료한다.

물론 비정상적인 쉰목소리가 오래 지속된다고 모두 후두암은 아니다.

성대에 결절이 있거나 작은 돌기모양의 폴립이 생겼을 때도 바람이
새는듯한 쉰목소리가 난다.

역류성후두염이나 양성종양이 생기는 후두유두종,후두의 표피가
각질화되는 후두과각화증일 때도 목소리가 변하게된다.

이밖에 구개가 파열됐을 때도 바람새는 목소리가 나며 연구개가
마비되거나 설소대단축증일 때도 부자연스러운 목소리가 나므로
평상시와 다른 목소리가 지속될때는 한번쯤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