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컴퓨터 업체들이 미 IBM사의 특허공세에 몸살을 앓고 있다.

IBM은 최근 큐닉스컴퓨터 제우정보 상운등 국내 PC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매출액 대비 4%수준의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IBM이 국내에서 컴퓨터와 관련,,등록한 특허건수는 총 40여개로
이중 PC제조 조립과 관련해서는 8개의 특허가 해당된다.

이들 특허는 대부분 PC의 기본 구성품인 주기판 화면표시방식 보조기억
장치 구동방법 키보드등과 관련된 특허여서 PC르 제조 조립하는데 있어
피해갈수 없는 것들이다.

지난 89년부터 PC제조와 관련해 특허공세를 펴 온 IBM은 그동안 삼성전자
금성사등 국내 8개 대기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로열티를 받아왔다.

여기에 최근 국내 8개 중소기업을 추가해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을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대부분 각종 부품을 구입후 PC를 조립하는 중소업체들은 IBM이 이미
부품제조업체들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조립단계에서 다시
로열티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최근 경영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판매분에 대해서도
로열티를 지불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이다.

IBM의 요구를 그대로 인정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피닉스등에 지불되는
것까지 포함해 약 10%이상의 특허료를 물게 돼 중소기업들은 사실상
기업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더구나 IBM PC가 그동안 모든 관련 기술을 공개하는 개방형 정책을
채택해 이를 따르는 업체들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특허공세는
선뜻 납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대해 IBM은 자사의 특허는 장치가 완성된 시점에서 효력을
발휘하는 방법특허이기 때문에 단순 조립과정도 특허침해의 대상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IBM의 특허료와 관련된 원칙은 전세계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어 한국에만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국내 PC시장이 커지면서 한번은 겪어야 할 특허료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 80년대말부터 강화되기 시작한 미.일 업체들의 특허공세에
시달렸던 경험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91년 특허계약 만료시점을 정확하게 표시하지 않아 IBM이
일방적으로 로열티를 인상한 것에 대해 국내 대기업들이 꼼짝없이
승복할수 밖에 없었던 점등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특허 전산자료의 활용을 통한 특허회피기술의 개발과 국내 업계의
크로스 라이선싱을 통한 공동기술 확보도 중요한 것으로 강조됐다.

< 김승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