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부터 주식시장에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통화관리강화에 대한 우려감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어 주가는 반등
하룻만에 폭락세로 돌변했고 거래마저 한산해졌다.

28일 주식시장에서는 대형주가 폭락해 종합주가지수는 두자리수 낙폭을
보이며 1,070선밑으로 떨어졌고 거래량도 3천만주를 겨우 넘어설 정도로
부진한 양상을 나타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일인 지난주말보다 11.97포인트나 떨어진 1,069.48을
기록했다.

한경다우지수는 169.43으로 전일대비 1.98포인트 떨어졌다.

거래량은 3천98만주로 평일기준으로 지난8월말의 2천5백만주이후
가장 적었다.

거래대금은 7천45억원.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1백4개를 포함, 2백67개에 불과한 반면 하한가
1백23개등 6백24개종목의 주가가 떨어져 하락종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날 주식시장은 지난주말에 이어 주가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형성돼
오름세로 출발했다.

블루칩과 고가주등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상승을 선도했으나 대기매물이
쏟아져 나와 되밀리기 시작했다.

전장중반께 전일수준을 밑돌기 시작한 지수는 후장들어 빠른 속도로
밀려 낙폭이 두자리수로 벌어졌다.

특히 그동안 장세의 지지선 노릇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1,070선이
무너져 시장분위기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

은행 증권주를 비롯한 대형주의 낙폭이 특히 컸고 삼성전자 포철등이
상승세를 보였으나 장세에 별다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날 통화당국이 1조원규모의 통화채발행을 검토하는등
통화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란 소식이 장세를 냉각시키는 주된 요인이었다고
평했다.

시중자금사정이 나빠지면 기관들의 움직임이 둔해져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또 거래부진에 대해서는 고객예탁금 감소, 신용융자한도소진등으로 매수세
가 취약해진데다 주식보유자들은 반등을 기대하고 손절매에 선뜻 나서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하면서 반등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희망적인 현상으로
손꼽기도 했다.

<정건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