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주식투자는 한동안 한국증시의 잣대였다.

한도확대를 계기로 또한차례 뇌동투자가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정도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우리증시에 대한 영향력은 그동안 상당부분 과장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물량소화라는 점에서 "한계 영향력"을 무시할순 없지만 그들의 선택이
모범답안이 될수 없음도 분명해졌다.

외국인들의 거래를 많이 처리해온 증권사직원들일수록 이문제에 관한한
이미 결론을 내고있는 상태다.

그래서 국익은 물론이고 당장의 수익율을 위해서도 주체성있는 투자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실제 지난 2년간 일부 외국인들은 국내 전문투자가들의 뒤만을 허겁지겁
좆아왔다.

이들의 뒤를 우리나라 일반투자가들이 다시 허둥지둥 좇는다면 투자의
성과는 이미 예견된 것이다.

"외국인들이 산다고 하더라"라는 식의 밴드웨건(취주악대를 싣고 다니면서
손님을 끄는것)효과를 신봉한다면 이는 주식투자의 필수 덕목인 냉정성을
이미 잃고 있는 것에 다름아니다.

물론 세계증시에 두루 통용되는 투자공학의 일반법칙은 무시할수 없다.

그러나 그 일반론위에 한국증시의 내밀한 특수성이 부가된다면 투자의
유리함이 이미 국내파쪽에 있음은 분명하다.

같은 외국자본이라하더라도 서울에서 선보인 국가별 투자행태의 편차는
크다.

예를들어 미국투자가들은 철저한 분석에 기초해 장기투자를 고집하는
반면 영국투자가들은 발빠른 매매로 정평이 났고 홍콩투자가들은 책동전까지
마다않는 승부사 기질을 자랑하고 있다.

스위스는 판단이 느린데다 귀까지 얇아 종종 상투에서 주식을 사는 것으로
이름을 얻고 있다.

증권의 선진국이라 한들 투자에 왕도가 있을수는 없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10%의 한도가 확대된 것은 이제 외국인에게나 내국인에게나 연습은 끝났다
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간의 실력을 저울질해 보는 것도 끝났다.

이제 한국증시의 만만찮음을 보여줄때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