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전 통산 1,000승의 대기록을 세운 서봉수 구단(42).

그에게는 "야생마" "야전사령관" "집념의 승부사" "야생의 표범"등 온갖
전투적인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만큼 그의 바둑은 팬들의 인기를 끄는 요소가 있다.

우선 그의 바둑은 잡초같이 끈질긴 야생마적기질이 담겨있다. 또 일본의
이론 바둑을 구사하는 조훈현구단과는 국내에서 계속 활동한 신토불이 바둑
으로 응창기배까지 우승한 저력도 그의 인기를 식지 않게 해준다.

그가 1,000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것도 바둑유학을 떠나지 않고 이땅에서
자신의 기력을 쌓아나갔기 때문이다.

29일 왕위전본선리그에서 장수영 구단을 꺾고 처음으로 국내기전1,000승
째를 올린 서구단을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4층 본선대국실에서 만나
봤다.

-먼저 우승소감은.

<>. 큰 부담을 하나 던것 같다.처음에는 몰랐는데 주위에서 자꾸 "1,000승"
"1,000승"해서 부담이 됐었다. 어쨋든 기쁘다.

-지금까지 1,000승을 기록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국은.

<>.입단후 72년에 제4기 명인타이틀을 땄을 때와 지난해 제2기응창기배에서
우승했을 때다. 특히 응창기배 우승했을때는 기사생활중 최고의 순간이었다.

-1,000승을 앞두고 최근 두달여간 극심한 슬럼프를 보였는데.

<>.실력이 약해진 것이다. 최근에 체력이 약해지니 기력도 약해진것같다.
내자신의 바둑을 둘수 없어 매번대국때마다 아쉬웠다. 또 자꾸 지니까 심리
적 부담은 더욱 커졌었다.

-체력 탓을 했는데 대국수가 너무 많다는 느낌은 안드는가.

<>.기전이 너무 많아서 벅차다. 그러나 여건상 기전을 선택해서 출전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여튼 대국수가 좀 줄었으면 좋겠다.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요즘 좋은 내용의 바둑을 보여주지 못해서 미안한 생각이 들뿐이다.이번
1,000승 달성을 계기로 앞으로 나자신의 바둑을 두어 충실한 내용의 기보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서구단은 국내기전타이틀을 모두 상실했지만 응창기배우승자로 바둑 황제
자리에 군림하며 국내 4인방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전출생인 그는 부인 이영화씨(38)와 1남1녀를 두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