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가입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지난달 27,28 양일간
실시되기 직전 노르웨이에서는 다음과 같은 농담이 유행했다.

"금세기말 유럽국가가 몇개일 거냐"는 물음에 대답은 "8개국"인데
내용인즉 EU 노르웨이 그리고 유고슬라비아의 6개 공화국일거라는
것이다.

투표직전의 여론조사는 41대 47로 반대가 우세했었다.

나머지 12%의 부동표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었지만 결과는 52.2%의
반대로 결판이 나버렸다.

노르웨이는 지난 72년에도 이웃 덴마크및 영국등과 함께 당시의
유럽공동체(EC)에 가입하려다가 국민투표 부결로 그만뒀는데 그때의
반대표 비율은 53.5%였다.

20여년이 지났지만 반대 여론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음이 확인된
셈이다.

노르웨이의 도중하차로 내년 1월의 EU확대는 일단 지금의 12개국에서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웨덴등 3개국을 합쳐 15개국으로 그칠수밖에 없게
되었다.

문은 계속 열려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노르웨이가 가입을 재시도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금세기말을 목표로 준비가 진행중인 폴린드 헝가리등 동유럽 국가들의
가입협상때나 재론될 가능성이 있다.

노르웨이의 가입거부는 노르웨이 자신보다 EU에 충격적이자 더 큰
의미가 있다.

EU의 성격,장래 위상과 한계를 새삼 분명히 해주었다.

첫째 EU는 역시 정치이전에 경제통합체이다.

보스니아 사태와 관련한 EU의 처신은 EU가 유럽문제에서마저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둘째 경제통합체로서의 장래에도 문제가 많다.

개별 국가차원의 확실한 경제 실익이 있을 때에만 통합은 진전이
가능하다.

국가주권이 계속 핵심문제가 될것이며 단일통화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 장래의 경제통합은 WTO체제를 중심한 새로운 세계 자유무역질서
형성과 같은 외부요인에 의해서도 많은 영향을 받게될 것이다.

국제경제의 세계화 무국경화 자유화가 가일층 진전될 경우 EU회원국
으로서의 실익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아무튼 분명한 것은 EU확대와 유럽통합작업에 제동이 걸렸다는
사실이다.

다만 15개국으로의 확대도 중요한 변화임에 틀림없는 이상 우리는
확대이후에 대비하고 다음 행보를 계속 주시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