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중화학공업이 전체 공업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3에 육
박하는 등 중화학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앞으로 경제의 흐름이 바
뀔 경우 탄력적인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설비개체 또는 자동화 설비 확충 등 경공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
해 내수시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
적됐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민총생산(GNP)의 공업생산에서 중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3.4분기에는 72.6%로 지난해의 71.5%보다 1.1% 포인트가 높아
진 반면 경공업은 28.5%에서 27.4%로 낮아졌다.

중화학공업과 경공업의 생산비율은 지난 85년까지만 해도 58.5대 41.5였
으나 90년에 65.9대 34.1로 벌어진 후 91년 68.3대 31.7,92년 69.4대 30.6
등으로 해마다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우리가 경쟁 목표로 삼고 있는 이웃 일본은 지난 85년 64.6대 35.4,
90년65.3대 34.7,92년 64.3대 35.7 등으로 대략 65대 35 안팎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화학공업 비중이 일본을 훨씬 웃돌고 있는 것은 그동안 꾸준
한 구조조정 노력의 결과 공업구조가 크게 선진화된 이유도 있지만 경공업이
워낙 깊은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보다 더 큰 이유로 분석
됐다.

경공업의 생산지수는 지난 10월 현재 1백1.7(90년= 1백)로 4년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중화학공업은 활발한 생산설비 확대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 10월의 생산지수는 1백66.5에 달했다.

경공업 부진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시장개방의 여파로
외국의 값싼 물건들이 대거 쏟아져 들어오면서 수입품에 시장을
잠식당했고 지난 90년 이후에는 신발,섬유 등의 국내 생산설비가
동남아를 비롯한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자동차,조선,유화 등의 장치산업이나 반도체 등의 기술집약적
산업은대량생산체제 성격이 강해 경기동향에 탄력적인 대응능력이
취약한 단점이 있어 앞으로 경기의 상승 추세가 꺾일 경우 큰 어려움에
부닥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