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25개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후임 사무총장 결정은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의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회원국 대사급회의에서 현재
공석중인 사무총장을 앞으로 1년6개월간은 프랑스의 장 클로드 뻬이에
전사무총장이 맡되 오는96년 6월부터 5년간은 캐나다의 도널드 존슨
전재무장관이 맡기로 합의됐다는 외신보도가 전해지자 상공자원부는
WTO사무총장 경선과 관련,잔뜩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같은 결정은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총회(오는 6-8일)가 임박한
상황에서 터져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고조시키로 있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연합(EU)간의 힘겨루기 양상을 보였던 OECD후임총장
티켓의 향배는 WTO총장 경선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OEDC후임총장을 EU쪽에서 가져가게 되면 WTO총장은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소속 국가인 멕시코의 살리나스후보가 유리해지고 반대의 경우는
WTO총장자리를 EU소속인 이탈리아의 루지에로 후보가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지금까지의 중론이었다.

상공자원부는 그러나 OECD의 이번 결정이 뭔가 모호하기 때문에 딱
떨어지는 해석을 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OECD총장을 앞으로 1년6개월은 EU가 맡고 그 이후5년은 NAFTA에서
가져가기로 한 것을 과연 어떻게 볼것이냐가 분석의 초점인데 이것이
분명치 않다는 것.

상공자원부관계자는 이와관련 "아직 현지공관으로부터 OECD후임 총장
결정과 관련한 어떤 공식전문도 받지 못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외신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양측이 그저 OECD총장직을 나눠가진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EU나 NAFTA쪽 어느 일방의 승리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그동안의 예상처럼 WTO총장경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재임기간만 따져 OECD총장 티켓이 미국의 주장대로 NAFTA국가로
넘어간 것으로 분석할수도 있다.

그러나 상공자원부는 "미국과 EU라는 수퍼 파워간에 OECD와 WTO총장
자리를 서로 바꿔 갖자는 식의 "물밑협약"이 있었다는 증거는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WTO총장경선은 OECD총장과 전혀 별개의
사안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오는6일 열릴 GATT총회에서 WTO사무총장이 선출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게 상공자원부의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세후보가 난형난제의 경합구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덜랜드GATT사무총장이 WTO총장 경선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분간은 자신이 맡아줄수도 있다는 입장을 계속 표명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는 것. 결국 WTO총장경선은 내년 상반기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

김장관은 일단 연말까지는 WTO경선과 관련,외국방문 계획을 잡아놓지
않고 있다.

이달중엔 삼성승용차문제등 해결해야 할 국내문제들이 많이 쌓여 있어
해외출장은 더이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이는 WTO총장 경합에서 아직은
낙관도 비관도 할수 없는 상황이 지루하게 계속 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