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연구소의 필립 A.그리피스소장이 최근 고등기술연구원 초청으로
방한,미국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강연을 했다.

그는 이강연을 통해 기초과학이 우선 발전하고 이것이 응용연구로 연결
돼야 국가의 기술경쟁력이 생긴다는 기존 사고방식이 기초과학과 응용연구
가 상호영향을 준다는 피드백적인 사고로 바뀌고 있다며 미과학기술정책의
변화를 소개했다.

이를 요약한다.

미국이 직면한 현안문제는 국가 안보보다는 경제적인 경쟁력 환경 보건
등의 제반문제를 중심으로 추진되고있다.

미국은 현재 탈냉전시대를 위한 과학기술정책을 재정립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두가지 중요한 양상을 볼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현상태를
유지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먼저 기초과학에서는 여전히 현상황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주요분야에서 첨단을 달리고 있으며 이상황은 변하지 않을것이다.

둘째,경제 사회 환경등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를 처리하기위해 과학과
기술을 잘 선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초과학에서 제품개발을 위한 응용연구로이어지는 순차적인 선형사고는
이제 구태의연해졌다.

과학수준이 높으면 결과적으로 유용한 제품을 생산할수있고 실제 적용시
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나감에 따라 과학수준이 높아진다는 피드백적인
사고가 오히려 더 적절하다.

그래서 우리는 대학 국립연구소 기업이 모두 제각기 활동하는 분리현상을
지양하고 시스템적인 관점에서 서로 공동체적으로 협력하는 노력이 강화
돼야한다.

우리는 과학기관을 관리대상이나 지휘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전사업
분야를 조정하는 기관으로 간주해야한다.

사고와 관점을 전환해야한다는데 대해서는 광범위한 합의가 이뤄져
있다.

문제는 어떻게 할것인가에 있다.

정부가 경쟁력있는 기술개발에 관여한다면 기업이 기존에 해왔던 역할은
어떻게 될까.

기존 국립연구소를 재정립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일은 어떻게 해야하나.

민간과 공공부문의 연구비지원은 어떻게 나누어져야 하는가등등의
문제가 제기되는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미국뿐아니라 한국과 일본에서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각국이 이문제를 어떻게 극복해가는가를 지켜보는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