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경희대 한의대교수>

자동차의 배기량은 자동차의 힘과 직결된다. 그래서 모 자동차 회사의
대형차는 차이름까지 아예 "포텐샤 (potent-ia)"라 하고 있다.

어원은 힘이라는 뜻의 포텐스( potence:power )인데 여기에 부정의
접두어 임( im:not )을 붙이면 고개숙인 남자,즉 임포텐스( impotence.
독일어 importenz:임포텐츠 )가 된다.

임포텐츠는 남녀 모두가 만족스러울 정도의 성행위를 할수있도록 발기가
충분하지 않고 발기가 되더라도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가 전체 성생활중
75%이상 일어날 때를 지칭한다.

정상적인 성관계 과정을 발기 성기결합 사정 쾌감 이완 등으로 구분
한다면 음경의 발기는 이후 모든 과정을 위한 필수전제 조건이다.

따라서 발기가 원활하지 못한 임포텐츠는 남성에게 있어 가장 심각한
형태의 성기능장애라 할수 있다.

임포텐츠를 한의학에서는 음위,양위,양불거등으로 칭한다.

병명을 붙임에 있어 증상을 잘 표현해야 한다는 것까지는 좋은데
"일으켜지지 않는다"는 불거는 사실 너무 직설적인 느낌이다.

그러나 위라는 글자에 대해서는 한번 음미해 볼만 하다.

질부에 벼 화,계집 녀가 결합된 글자인 위는 병적으로 크기가 작음을
뜻한다.

왜냐하면 가을철에 허리를 굽혀 벼이삭을 줍는 여인의 모습은 서 있을
때보다 작을수 밖에 없기 때문으로 과거 키작은 일본인에 대한 비칭이
왜인이었음을 떠올리면 더욱 쉽게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음위의 증상은 음경위약불기 혹임방불거 혹거이불견 혹견이불구라
하였으니 단순히 음경이 발기되지 않는 경우뿐만 아니라 발기가 되더라도
성관계를 행할만큼 충분한 강직도를 형성하지 못하고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경우까지를 포괄하고 있다.

원인은 모두 "모산과도"로 심신의 누적된 피로가 음위의 주범이 되니
치료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성기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신과 간
등의 장부 경락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응용한다.

흔히들 부부를 일심동체라 한다. 특히나 음위중의 치료에 있어서는
부부 상호간 심신일여의 애정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