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가는 지금 초비상이다.

정부조직개편에 따른 후속 당정개편의 시기가 임박한데다 그 폭 또한
조각수준의 사상최대규모라는 것이 이미 기정사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종로나 과천의 공무원들은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다.

민자당이나 청와대비서실도 마찬가지다.

조직개편의 후속조치로 어떠한 형태든 자신들의 "위치"에 변화가 생길게
뻔한데다 자리를 바꾸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실직할수도 있다는
위기감까지 팽배하다.

청와대 주변에서 감지되는 기류를 종합하면 개각의 시기는 정기국회가
끝난 직후가 될것이 확실시된다.

구체적으로 17일께부터 20일 사이가 유력하다.

다만 국무총리가 바뀐다면 이보다 4~5일 앞서 후임자가 확정돼 국회회기중
임명동의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5일 "국회회기중 개각하는 것은
국회에 대한 결례"라고 말했다.

이번 당.정개편의 폭은 잘 알려진대로 대폭임이 분명하다.

각료나 주요당직자,청와대수석중 어느누구도 유임이 확실하다고 장담할수
없는 분위기다.

또 발탁대상은 5,6공 출신을 포함, 철저한 인물과 능력중심이 될것이 확실
하다.

내각가운데 국무총리의 일부 유임을 점치는 측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분위기쇄신, 국면전환의 차원에서는 "바뀔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후임에는 이홍구통일부총리설이 꾸준하다.

김윤환 이한동의원등 당인사들도 거론되고 있으며 정치적 계산이 깔릴
경우 김종필 민자당대표 기용을 완전 배제할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관심을 끄는것은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의 통합으로 새로 출범하는
재정경제원장관직이다.

이자리가 부총리급 이라는 점을 고려, 홍재형현부총리가 우선 거론되나
"신경제"의 주역인 박재윤재무장관의 승진기용 가능성도 만만찮다.

외부에서 발탁될 경우 경제기획원차관과 동자부장관을 지낸 진임씨가
많이 오르내린다.

김기환KOTRA이사장과 강경식 라웅배씨도 꾸준히 중용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물.

김철수상공자원부(통상산업부)장관은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직을
놓고 경합중인 점이 유임의 변수다.

바뀌게될 경우 박운서현차관과 김시형총리실 행조실장이 능력과 경력면에서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건설교통장관은 김대통령의 측근인 김우석건설장관이 다른 요직을 맡는
반면 오명현교통부장관이 임명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청와대비서실은 박관용비서실장이 교체됨과 동시에 통일부총리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후임비서실장에는 서석재당무위원 김우석건설장관이 거명되나 경제에
밝고 국제화마인드를 갖고 있는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 수석비서관중 절반이상은 다른 요직으로 옮겨앉게 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들은 누구보다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내각등에서
개혁 실천의 선봉역을 맡는 역할이 주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김대통령이 비서실장과 수석비서진의 요건으로 "영어에 능통
하고 세계화마인드가 되어있는 인물"을 중심으로 고르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민자당의 경우 당4역의 교체가 거의 확실하다.

김종필대표는 내년 전당대회때까지는 위상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본인의 무관심에도 불구, "총리기용설"이 변수가 되고 있다.

당의 주요직책은 그동안 소외당했던 비민주계출신의 약진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로인해 민주계실세의 입지가 약화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한편 청와대는 정부 행정 조직개편에 발맞춰 청와대비서실의 일부 조직
개편도 검토중이다.

비서실장의 조정능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한때 거론된
비서실차장직제를 두는 문제는 백지화된 상태다.

대변인과 홍보기능을 분리하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직속으로 안보와 통상업무를 조정하는 기구를 설립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행정조직 개편으로 공직사회에 불안심리가 팽배하고
있는데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위관계자는 "조직개편으로 남는 인력에 대해서는 <>연수확대 <>지방파견
<>조직장에대한 보좌기능 확대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를 소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김기웅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