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의 세계화전략과 통일 (하) ]]]

남북한 경제간의 국내분업과 협력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것이 되어야 한다.

첫째 북은 노동집약산업에 집중하고 남은 자본과 기술집약산업에 집중
하여야 한다.

북은 표준화된 상품의 대량생산에 특화하고 남은 차별화된 상품의 소량
생산에 특화하여 나가야 한다.

둘째 이를위해 남은 노동집약산업부문을 북으로 이전시켜야 한다.

그리하여 남과 북이 합작으로 이미 상당부분 비교우위를 잃고 있는 이
노동집약부문의 국제경쟁력을 빠른 속도로 회복시켜야 한다.

그동안의 시간을 최대한 벌어 남은 산업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셋째 남북은 "민족경제 세계화위원회(가칭)"를 구성하여 (1)21세기 세계
시장에의 기여를 목표로 하는 미래전략산업을 남북이 공동으로 선정하여
이의 육성계획을 세워야 한다.

(2)동아시아지역(중국 몽골 러시아 일본 동남아시아등)의 경제협력관계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3)국제경제협력문제에 대하여 남북이 공동구상하고 공동전략을 수립하여
대처해야 한다.

(4)세계선진각국과의 정보 지식 기술의 대량교류 촉진을 위한 세계적규모의
정보 지식 기술의 네트워크(network)화를 공동추진하여야 한다.

넷째 남과 북은 공예적생산부문을 공동으로 개발하여 나가야 한다.

앞으로는 다양한 전통과 문화를 제품화하는 시대, 고도의 공업적 예술과
정신을 제품화하는 시대이다.

따라서 공예적생산부문은 대단히 중요한 분야이다.

세계에서 우리들만이 만들수 있는 공예분야를 21세기 지구촌화를 생각
하면서 지금부터 육성해 나가야 한다.

우리의 문화와 우리의 기질에 맞는 기술과 기능이 무엇인지, 그러한
상품과 용역은 무엇인지를 찾아 내어 길러 나가야 한다.

예컨대 특수재배기술일 수도 있고 특수가공기술일수도 있다.

특수관광자원일수도 있고 특수분야의 교육자원일 수도 있다.

지금부터 남과북 모두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과제가 하나 남아 있다.

앞으로 통일된 남북한이 세계발전을 위하여, 지구촌의 발전과 번영을
위하여 "무엇을 기여할수 있고 기여하여야 하는가" "무엇을 공헌할수 있고
공헌하여야 하는가"하는 문제이다.

세계발전을 위하여 우리민족이 공동지향하여야 할 목표가 경제대국이
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군사대국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문화대국내지는
정신대국이 되어야 하는가, 무엇을 가지고 우리민족은 세계발전에 기여하고
그를 통하여 "우리다움"을 내세워야 하는가, 21세기 지구촌속에서 우리민족
의 세계사적 공헌과 우리민족의 정체성(identity)의 내용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남과 북 모두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이들 문제에 대하여 보다 확실하고 자신있는 답을 우리가 가질수 있을때
비로소 우리민족은 세계시민이 될수있고 동시에 우리 내부의 통일과정도
보다 앞당길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