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맞은편 센터빌딩에 자리잡고있는 뱅커스트러스트은행(BTC)에
들어선 순간 "뭔가 잘못 찾은게 아닌가"하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알고있는 은행과는 완전히 다른 사무실분위기 때문이다.

책상배열이나 일하는 태도에서 BTC은행은 법률회사 또는 컨설팅회사와
유사하다.

실제로 BTC은행(대표 이건삼)은 일반 시중은행들과는 달리 기업재무관리에
대한 자문활동에 주력하고있다.

은행의 주요업무인 예금및 대출은 자문활동의 결과로 생겨난 부차적인
업무에 불과하다.

BTC은행은 목표고객으로 선정한 기업들에 대해 재무리스크를 관리해
주거나 국제금융시장과 연계한 새로운 금융상품을 제시한다.

BTC은행은 자문을 할때 먼저 고객(기업)의 전략적위험과 운영위험
재무위험을 분석한다.

해외에 진출할때 전략적인 M&A(기업인수합병)를 할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자문을 제공한다.

또 자금조달에 있어 직접 또는 간접금융중 어느것이 더 유리한지를
분석해주고 국내및 해외자금조달방법에 대한 컨설팅도 하고있다.

BTC은행은 이와함께 기업의 자금조달도 해준다.

해외에서 신티케이트론을 제공하거나 전환사채발행을 주선하기도한다.

필요하면 M&A에 필요한 자금도 대준다.

BTC은행은 금융의 세계화와 증권화 겸업화추세에 맞춰 새상품을
개발한다.

세계적인 정보망을 활용해 기업의 재무위험을 줄이거나(리스크헷지)기업
특성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준다.

파생금융상품에 강한것도 이같은 특성때문이다.

BTC은행 서울지점은 80년대까지만 해도 예대업무를 중시해왔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수수료수입비중이 전체수익의 80%에 이를정도로
투자은행의 성격을 강화하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