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녹지보전등 자연환경보호를 이유로 건축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서울시의 방침에도 불구,수원에 있는 농업생명과학대및 수
의대의 관악캠퍼스 이전과 UN국제백신연구소 신축사업을 계속 추진
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대는 최근 캠퍼스내 남쪽 관악산기슭
3만1천여평에 강의실과 실험실 기숙사등 지상 5층짜리 건물 4개동을
지어 97년까지 농생대및 수의대를 이전한다는 의견서를 교육부와
시에 각각 제출했다.

또 국제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관악캠퍼스내 호암생활관 부근에 UN
산하 연구기관인 국제백신연구소를 신축하는 계획을 세우고 관할 관악
구청에 건축허가를 신청해 놓았다.

이와함께 김종운서울대총장은 지난 5일 최병렬서울시장을 만나 "국
내 첫 UN기관인 국제백신연구소를 신축하고 농생대와 수의대등을 관악
캠퍼스로 옮기는데 적극 협조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서울대는 이밖에도 (주)유공의 기부를 받아 호암관 뒷편에 3백67평
규모의 고급 호텔수준의 게스트하우스를 신축,주요 내방객을 수용하고
또 삼성전자의 기부로 호암관 옆에 7백47평 규모의 국제회의장(컨벤션
센터)을 짓기로하고 현재 설계까지 완료했다.

서울대는 또 학교 후문쪽에 민간자본을 유치,연건평 2만4천평 규모의
리서치파크를 오는 97년말까지 신축하는 계획도 수립해 놓았다.

서울대관계자는 "학생정원이 지난 91년의 4천7백68명에 비해 현재 9
천5백명으로 배가까이 늘어났다"며 "교내에 남아있는 잔여부지 대부분이
급경사로 토지이용 효율이 낮아 부지개발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는 이에대해 "서울대가 관악산을 파헤쳐 지상 15층짜리 제2
공학관을 짓는 것도 시민들로부터 자연을 훼손한다는 비난이 비등하고
있다"며 "관악산숲을 마구 파헤치는 사업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시는 관악산에 신축건물 허가를 내줄 경우 타 대학에 선례를 남길
뿐아니라 우면산에 한국종합예술학교등의 신축을 불허할 명분이 사라지
는등 녹지보건정책에 커다란 차질을 빚게 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 문제에 대해 최시장은 6일 오전에 열린 간부회의에서 "서울대
발전을 위해 사정이 인정되는 만큼 환경단체 언론계 지역주민등이 참여하
는 토론회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결정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