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파해체공법은 건물 여러군데에 구멍을 뚫고 폭약을 넣은후 일정한
시차를 두고 발파시켜 해체대상건물을 짧은 시간안에 무너뜨리는
방법이다.

이 공법은 다른 해체공법에 비해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현재 세계 10여개사정도만 실용화하고 있을 뿐이다.

발파해체공법은 전쟁영화에서 보는것처럼 단순히 건물을 폭발시켜
몽땅 날려버리는 방법이 아니다.

화약을 터뜨려 얻는 폭발에너지보다는 건물자체의 위치에너지를
더 많이 이용한다.

건물의 무게중심이 집중적으로 실려있는 부분에 화약을 장착,발파시켜
건물이 자체의 무게를 이기지못하고 무너져내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발파는 건물붕괴가 시작되도록하는 촉발제 역할만을 한다.

남산외인아파트의 경우에도 전체 16층가운데 1,2,6,10,14층등 5개층의
기둥에만 화약을 장착한후 시차를 두고 화약이 터지게하는 방법을 썼다.

또 발파도 건물 아래층에서부터 위층으로,동쪽에서부터 서쪽의 순서로
역시 시차를 두고 일어나도록해 화약폭발로인한 충격을 최소화했다.

건물 전체에 화약을 장착,동시에 발파시킬 경우 엄청난 폭발력과 함께
건물의 위치에너지가 한꺼번에 지상에 전달돼 큰 피해를 내기때문이다.

발파해체공법에선 무게중심파악능력과 이를 파괴하는데 어느정도의
폭약을 써야하는가를 산출해내는 것이 핵심이다.

최소량의 폭약을 써서 건물의 일부 구조물을 무너뜨린다음 그 무너진
구조물들이 연쇄적으로 다른 구조물을 파괴하며 건물의 위치에너지를
자체소모하도록 하는것이 관건인셈이다.

폭약의 양이 너무 적으면 건물이 무너지지 않고 반대로 폭약의 양이
지나치게 많으면 뜻하지않은 피해가 발생할수있다.

대신 발파해체공법은 재래식 해체공법보다 여러가지 장점을 갖고있다.

우선 해체기간이 짧아 소음 먼지등 공해를 일으키지않아 공해로인한
민원발생소지가 거의 없다.

또 공사에 투입되는 인원 장비가 현저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건물해체
자체에 드는 비용이 크게 절감되는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 이정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