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파해체공법은 대형건물을 한순간에 해체할수있다는 장점이 있는대신
간단치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적정 폭약량을 잘못 계산한 경우를 들수있다.

해체대상건물의 설계도를 사전에 면밀히 검토,최소량의 폭약을 장착해야
되는데 폭약이 적정량을 초과했을 때는 예기치않은 사태가 일어날수있다.

외국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지난 93년 9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퀸 엘리자베스 광장에 자리잡은 22층짜리 건물 2동을 발파해체하다
인명피해를 내는 사고가 일어났다.

발파로 인한 파편이 발파장면을 구경나온 관중들을 덮쳐 한명이
사망하고 여러사람이 중경상을 입었던것이다.

나중에 사고원인을 분석한 결과 폭약량을 잘못 계산한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7일 여의도 옛 라이프빌딩을 발파해체하는 과정에서도 파편이
날아가 인근 라이프 오피스텔의 유리창이 깨지고 주위에 세워놓았던
승용차가 망가지는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라이프빌딩 발파해체의 경우 발파 자체는 일단 성공적이었으나
안전조치가 미흡했던것으로 지적되고있다.

발파대상 건물 주위에 안전한 임시외벽을 둘러 파편이 튀어나가는
것을 막았어야하는데도 지상2~3층 높이의 철판만을 건물외벽에 대놓아
파편으로인한 피해를 완벽히 방지하지못했던 것이다.

발파해체공법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발파대상건물의 설계도 분석과정
에서 오차가 일어날수있다는 점을 꼽을수있다.

발파해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물의 구조 하중 특징을 정확하게
산출해내는 작업이다.

그러나 설계도 판독을 잘못하거나 설계도 자체가 부실할때는 예기치않은
일이 일어날 여지가있다.

예를 들어 위치에너지 계산이 잘못되면 발파해체되는 과정에서 건물이
무너지는 충격을 자체흡수하지 못하고 지상으로 충격이 전달돼 주변건물
에 금이 가게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수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노후건물들은 설계도가 부실하거나 설계도가 아예 없는
경우도 많아 발파해체 전에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고있다.

더구나 도심이나 주거지역에서 발파해체를 할때는 사고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예상,사전에 대비하는것이 필수적이다.

발파해체는 한 순간에 끝나는 작업인만큼 시행착오가 허용될수 없기
때문이다.

< 이정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8일자).